[理知논술]중학생 논술 클리닉

  • 입력 2007년 10월 15일 03시 01분


◎ 논제

글 (가), (나)의 내용을 바탕으로 경제 발전의 효율성과 형평성에 대해 논한 뒤, 우리나라 국민의 행복 추구를 위해서는 어떤 경제정책을 펼쳐야 할지 논술하시오.(600자 내외)

■ 학생글

강영기·경남 진주시 봉원중학교 3학년

글 (가)는 박정희 정권의 경제 개발 정책과 그 결과에 대한 내용이다. 경제의 개발과 성장에 집중적인 초점을 맞춘 이 정책 덕분에 대한민국은 급속한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 결과 계층 간의 불평등을 가져왔고, 농촌의 경제는 피폐해졌다. 이에 글 (나)에서는 경제 발전의 형평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 발전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모두 만족하려면 정부나 기업은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먼저 정부 차원에서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 이 덕분에 대부분 사람이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면 효율성과 형평성 모두 만족스러울 것이다. 또한, 가계를 대상으로 저축 장려를 확산시켜야 한다. 저축은 기업과 나라에 자금을 보태 줄 수 있고 가계는 이자로 소득 증가를 누릴 수 있다. 다음으로 기업 차원에서는 사회로의 환원이 필요하다. 기업이 사회에 환원을 함으로써 빈부 격차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성과 위주의 보상이 필요하다. 자신의 성과에 따라 보상이 달라진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동기를 유발하고 자신의 일에 대한 즐거움 또한 가질 수 있다.

이런 변화는 경제 발전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만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고차원적인 발전 또한 가능하게 할 것이다.

김민주·충남 금산군 금산여자중학교 2학년

글 (가)는 우리나라가 경제 성장을 하면서 발생한 많은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로 지금까지의 경제 구조가 효율적이긴 하지만 여러 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음을 밝히고 있다. 이에 반해 글 (나)는 그런 부족한 방법을 채우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들을 설명해 주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하고 행복을 추구하고 농업과 기업이 같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정책도 많이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글 (가)에서는 수지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대외의존도도 많이 높아지고 있는 그런 상황 속에서 기업만이 엄청난 발전과 이익 획득을 하고 있다. 즉 기업이 발전하면 할수록 그로 인해 농업은 하락세를 보인다. 그 결과 농촌 사람들은 도시로 이동을 하게 되고 도시와 농촌은 서로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한번 나타나게 되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데 만약에라도 대기업이 망하기라도 한다면 우리나라의 경제는 파탄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 상황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농업도 발전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사회적인 책임 의식을 가지고 공동체 의식도 가져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라도 꼭 한 번 다시 생각하고 노력했으면 한다.

■ 총평

서론-본론 연결 매끄럽지 못해 글흐름 끊겨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는 잘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현재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서다. 이런 노력에는 개인, 민족, 국가의 예외가 없었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후, 세계 경제 흐름에 발맞춰서 배고픔을 해결하고 경제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힘썼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수출주도형의 성장 위주 경제정책을 통해 농업 국가였던 우리나라를 산업 국가로 변화시켰다. 이런 국가 중심의 성장정책은 큰 효과를 거뒀고, 대기업이 속속 생겨났다. 이 과정에서 국가와 기업은 많은 이득을 취했지만, 빈부 격차는 오히려 커져서 불평등한 사회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번 논제는 경제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과거의 성장 위주 정책을 되돌아보고, 21세기 대한민국을 행복한 국가로 만들 방법을 형평성의 측면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었다. 그러나 효율성과 형평성은 모순될 경우가 있다. 따라서 논자는 제일 먼저 이 두 개념의 정의(定義)부터 내려야 한다.

행복이나 복지에만 초점을 맞춰서 과거 이룩한 경제 발전을 잘못된 것으로 치부한다든지 무의미한 것으로 단정 짓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 된다. 그런 식으로 접근할 경우, 평등과 형평성만을 최고의 가치로 인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런 논리는 과거 공산주의 논리와 같아질 수 있다. 역사상 공산주의의 실패를 통해 어느 정도 확인되었듯이 행복이나 복지가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선에서 효율성을 최대한 추구하되, 근본적인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여러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즉, 법과 제도를 마련하는 등 형평성의 큰 틀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다수의 학생이 위와 같은 틀 속에서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효율성과 형평성이라는 모순적인 관계를 좀 더 넓고 다양한 시각에서 접근하지 못하고 다소 편협한 주장을 제시한 경우가 있어 아쉬움으로 남는다.

강영기 학생의 글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흐름을 돌아보고, 그 과정에서 생겨난 여러 문제를 잘 설명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형평성의 관점에서, 무조건적으로 분배할 것이 아니라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 기업 가계의 삼자가 각각 맡아야 할 일을 체계적으로 제시해서 논제 해결을 위한 논리적인 구조를 완성했다.

그러나 전체 글의 흐름을 보았을 때 유기적 관계가 미흡하다. 글이 유기적이려면 표현, 태도 등에 일관성 통일성 단계성이 있어야 하는데, 서론과 본론의 연결이 자연스럽지 못하다 보니 글이 끊기는 것처럼 전개되고 주장이 어떻게 전개될지도 알 수가 없다. 이를 해결하려면 서론의 마지막 부분에 논자가 논할 방향을 제시하는 문장을 덧붙이는 것이 좋다.

김민주 학생의 글은 우리나라 경제 구조의 문제를 농촌과 도시의 격차를 중심으로 지적했다. 농촌과 도시의 격차가 심해지는 근본 원인을 대기업 주도의 경제 발전에서 찾고, 이런 경제 구조가 지속되면 국가의 존립에 큰 문제가 올 것이라고 암시한 점이 돋보였다. 특히 경제 발전이라는 미명에 가려 있던 농촌의 문제를 끄집어냄으로써 국가와 개인, 기업과 개인의 형평성 논의를 도시와 농촌의 구도로 새롭게 접근해 참신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러나 강영기 학생과 마찬가지로 글의 유기성에 문제가 있다. 김민주 학생은 문단과 문단을 연결할 때나 제시글의 내용을 정리·인용할 때 글이 부자연스러워지는 점을 극복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글을 정리하더라도 자신이 먼저 소화한 후 자신의 목소리가 충분히 들어가도록 써야 한다. 그래야 글의 통일성을 해치지 않을 수 있다.

김재필 LC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다음논제 써서 보내요

다양한 매체의 발달로 풍부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오늘날. 글 (가), (나)와 같이 여전히 과학에 대한 맹신이나 불신과 같은 편협한 사고방식이 발생하는 원인을 찾고, 그 해결책을 논술하시오.(600자 내외)

■ 제시문

(가)

현대를 흔히 ‘과학의 시대’ 혹은 ‘과학 기술의 시대’라고 부른다. 그만큼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과학과 그것을 응용한 기술이 현대 사회에서 가지는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당장 에너지 문제에서부터 환경오염, 식량 증산, 인구 조절, 무기 개발 억제 등 인류가 당면한 큰 문제들이 모두 과학과 유관(有關)한 문제라는 것이 이를 잘 말해 준다.

이렇게 과학이 사회에서 점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오는 동안 과학의 내용은 점점 전문화(專門化)되고 어려워졌다. 특히 복잡한 수식(數式)이 도입된 과학 분야는 일반 지식인들로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전문화되었고, 많은 과학자들까지도 자기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의 과학 내용을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사회에서 과학이 가지는 중요성은 높아지면서 그러한 사회를 이끌어 갈 일반 지식인이 과학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이것은 퍽 우려할 일이다. 즉, 위에서 말한 현대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에 접해서 많은 선택과 결정을 내려야 할 사람들이, 이들 문제의 바탕이 되는 과학의 내용을 이해하기는커녕 접근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과학이 일반 지식인들로부터 유리(遊離)된 것은 커다란 문제이다. 더구나 이런 실정이 쉽게 해결되기가 힘든 뚜렷한 이유, 즉 과학의 내용 자체가 가지는 어려움은 계속 존재하거나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그러나 이러한 과학의 유리 상태를 심화시키는 데에 과학 내용의 어려움보다도 더 크게 작용하는 것은 과학에 관해 널리 퍼져 있는 잘못된 생각이다. 흔히 현대 사회의 많은 문제들이 과학의 책임인 것으로 생각한다.

즉, 과학이 인간의 윤리나 가치 같은 것은 무시한 채 맹목적으로 발전해서 많은 문제들-예를 들어 무기 개발, 전쟁 유발, 환경오염, 인간의 기계화, 생명의 존엄성 위협-을 야기(惹起)하면서도 이에 대해서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 그것이다.

[중 3 국어 2-(2) 현대사회와 과학]

(나)

과학기술과 사회 사이에 맺어진 사회 계약의 변화 속에서 과학기술은 대중 사이에서 한편으로는 프론티어의 개척자이자 인류 문명의 증진자라는 생산적·긍정적인 이미지와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인명과 환경·윤리·인간성의 파괴자라는 파괴적·부정적 이미지를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동시에 부여받게 되었다. 대체로 전자의 이미지는 과학기술 지상주의와, 그리고 후자의 이미지는 반(反)과학기술주의와 친화성을 갖고 있다고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양극단의 사고방식, 즉 모든 과학기술은 다 선(善)이고 발전이라는 과학기술 지상주의나 모든 과학기술은 다 악(惡)의 근원이므로 파괴해야 한다고 보는 반과학기술주의는 모두 다 일면적이고 맹목적이다. 과학기술은 긍정성과 부정성의 양면을 가질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과학기술은 인간의 산물이기 때문에 긍정성을 극대화시키고 부정성을 최소화시키는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고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이 좀 더 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건설적이다. 이처럼 과학기술을 운명론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연구개발 과정에서의 인간이 행할 수 있는 가치 판단과 선택, 그리고 개입을 중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과학기술의 윤리와 사회적 책임이라는 문제와 마주치게 된다.

이영희 ‘과학 종교 윤리의 대화’]

박승렬 LC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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