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토론에 참가한 학생들은 모두 장애인 고용법, 여성 고용 할당제, 농어촌 학생 대입 특별전형 등 특정 집단·계층에게 일정한 혜택을 주는 ‘역차별 제도’에 찬성했다. 이들은 역차별 제도가 국민의 절대적 기본권인 평등권을 실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이고, 사회적 요인으로 발생한 불평등을 방치함으로써 심화된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정의로운 방법이라는 논거를 제시했다.
그런데 역차별 제도는 현존하는 차별을 또 다른 차별 대우를 통해 해결하려는 제도다. 따라서 역차별 제도가 정당화되려면, 먼저 지금까지의 사회적 차별로 인해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 문제를 해결할 최선책이 역차별 제도라는 점을 논증해야 한다.
참고로, 역차별 제도 옹호론자들은 기회 균등의 의미에서는 평등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성차별 등 뿌리 깊은 차별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사회적 불평등을 해결하려면 사회 제도나 의식에 앞서 그것의 주체가 되는 인간이 먼저 바뀌어야 하므로, 차별 대우를 받는 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역차별 제도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원칙에 동의한다고 해도, 역차별이 정당화되려면 △혜택을 받을 집단이 실질적으로 차별을 받는 당사자라는 점 △특별대우를 받는 비율이 합리적으로 결정되었다는 점 △역차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운영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부당하게 차별받는 선의의 희생자가 생겨 사회 통합을 저해할 것이기 때문이다.
◇선정된 학생: 선예은, 임대근, 유수민
올바른 도덕적 선택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가정해 봅시다. 빙산에 부딪혀 침몰할 위기에 처한 배가 있습니다. 승객들이 스스로 자신을 희생해서 배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면 나머지 승객들을 구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어느 누구도 자발적으로 바다로 뛰어드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다수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강제적인 방식으로 일부의 승객을 배 밖으로 몰아내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모든 생명은 소중하므로 어떤 일도 하지 않고 모두가 무사하기만을 기도하는 일입니다. 두 가지 중 어떤 선택이 도덕적인지에 대해 여러분의 견해를 제시해 보세요.
김욱영 라인업에듀 논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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