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나눔 ‘美笑家 프로젝트’]<中>‘함께 사는법’ 깨우치기

  • 입력 2007년 10월 15일 03시 01분


13일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열린 ‘사랑 나눔 그림대회’에 참가한 한 초등학생이 각자 조금씩 그린 부분이 합쳐져 전체를 이루는 ‘월 페인팅’ 벽에 그림을 그려 넣고 있다. 사진 제공 굿네이버스
13일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열린 ‘사랑 나눔 그림대회’에 참가한 한 초등학생이 각자 조금씩 그린 부분이 합쳐져 전체를 이루는 ‘월 페인팅’ 벽에 그림을 그려 넣고 있다. 사진 제공 굿네이버스
13일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열린 ‘사랑 나눔 그림대회’. 이른 아침부터 고사리 손에 물통과 물감, 팔레트를 든 아이들이 부모의 손을 잡고 종종걸음으로 입장했다.

가족 나눔 ‘美笑家(미소가) 프로젝트’의 하나로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모두 250가족, 100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비 5000원은 제3세계 빈곤 어린이를 돕는 데 사용한다.

이번 그림대회는 가족 나눔의 방법을 더 많이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마음이 있어도 어떻게 가족이 함께 나눌지 모르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가족기념일 활용하기=김경환(33) 최혜정(33·여) 씨 부부는 8월 말 딸 지온이의 돌잔치 축의금을 ‘흔들린 아이 증후군’을 앓고 있는 진호(가명·1) 군에게 전달했다.

돌잔치에서 부부는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딸에게 전하는 덕담판 대신 진호의 사연과 사진을 담은 팻말을 세웠다. 하객들에게는 축의금을 진호에게 전달한다고 말했다.

최 씨는 “지온이만큼 소중하게 태어난 진호가 건강하게 자라는 데 보탬이 된다면 우리 부부는 물론 지온이가 커서도 기뻐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눔 저금통·통장 만들기=네 살배기 어진이는 동전을 발견하면 탁자에 놓인 나눔 저금통으로 달려간다. 어진이의 ‘사랑의 동전 모으기’는 두 살 때부터 시작됐다. 처음에는 엄마 추수진(39) 씨가 저금통에 동전을 넣자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따라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는 이유가 생겼다. 서툰 발음이지만 “배고픈 형아들이 밥 먹는다”고 답한다. 서너 달마다 꽉 찬 저금통을 굿네이버스에 전달하고 새 것을 가져오면 팔짝팔짝 뛰며 좋아한다.

추 씨는 “지폐를 보면 가끔 로봇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쓰지만 동전은 나눔 저금통에 넣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나눔이 어진이 삶의 일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모·자녀가 함께하는 봉사=한화석유화학 OA 생산팀 정인하(40) 씨는 용재(12), 용호(10) 형제와 2004년부터 방학 때마다 저소득층 아이들과 함께하는 캠프에 참여하고 있다.

정 씨는 2003년 근무 부서와 결연한 전남 여수시 열린지역아동센터에서 매달 자원봉사를 했다. 명절 때면 집에서 쌀을 가져가는 것을 궁금하게 여긴 두 아들은 아빠에게서 어려운 또래들의 얘기를 들었다. 캠프 참여는 이렇게 시작됐다.

용재 군은 “봉사활동을 하는 아빠를 보면 자랑스럽다”며 “힘들지만 봉사를 통해서 남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기뻐 친구들에게도 함께하자고 권유한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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