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또 이날 정책홍보관리관 명의의 해명 보도자료를 통해 “오랜 구속 수사로 궁박한 처지에 있는 정 전 청장이 어떤 이유에서 어떤 진술을 했는지 모르지만, 인사상 아무런 혜택을 받은 사실이 없는 사람에게서 거액의 돈을 받을 이유도 없고 그런 사실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국세청 안에서는 정 전 청장이 작년 말 1급인 중부지방국세청장 등을 원했지만 부동산납세국장으로 밀렸고, 올해 상반기에 다시 재기를 노렸지만 실패했다는 점에서 인사권자인 전 청장의 수뢰설에 일단 부정적인 반응이 많다. 다만 일각에서는 2003년 ‘썬앤문그룹’ 사건으로 구속된 손영래 전 국세청장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만의 하나라도 전 청장이 건설업자 김상진 씨와 정 전 청장과의 관계를 미리 알고 있었다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전 청장은 “김 씨와는 일면식도 없었고, 김 씨가 정 전 청장을 통해 금품을 전달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6시 반경 서울 종로구 수송동 국세청 정문 앞에서 전 청장의 퇴근 차량을 취재하던 연합뉴스 서모 기자가 이를 제지하던 국세청 경비직원에게 폭행을 당했다.
서 기자는 경찰에서 “전 청장의 모습을 찍으려고 대기하던 중 이를 막던 경비직원 가운데 한 명이 머리를 때렸다”고 말했다. 이후 현장의 사진기자들과 국세청 경비직원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국세청 직원 한 명이 넘어져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 사건과 관련해 한국사진기자협회는 국세청에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기로 했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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