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수사기관이지 시나리오를 쓰는 방송국이 아니다.”(정동민 부산지검 2차장)
전 국세청장의 뇌물 수수 의혹을 둘러싸고 부산지검 특별수사팀과 전 국세청장이 26일 정면충돌했다.
전 국세청장이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수송동 청사에 출근하면서 금품 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정 전 청장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 중인 검찰을 비난한 것이 발단이 됐다.
전 국세청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복잡한 김상진(42·구속 기소)은 어디 가고 전군표만 남았느냐”며 검찰 수사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정동민 차장은 “(전 국세청장이) 큰 실수 한 것 같다. 성역 없이 엄중하고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신분을 유지하든 사표를 내든 수사를 진척하는 데는 영향이 없다”며 현직 신분으로 전 국세청장을 소환해 조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검찰은 18일 구속된 정윤재(44) 전 대통령의전비서관의 구속 기한을 다음 달 7일까지 연장했다.
전 국세청장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정부중앙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장차관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정부 혁신토론회에 불참했다. 그 대신 한상률 국세청 차장이 참석했다.
박남춘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토론회에 앞서 전 국세청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 “입장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전 청장의 사의 표명 가능성에 대해서도 “아직 아는 바 없다”고만 했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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