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발 움직임=29일 상주시에 따르면 두 대학의 통합 결정이 앞으로 상주대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상주대 총동창회(회원 5만4000여 명)는 “현재 진행되는 통합 방안은 경북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두 대학의 통합은 대등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통합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경북대가 상주대의 ‘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게 상주대 동창회의 주장.
상주대 총동창회 김태희(59) 회장은 “상주지역 발전을 위해 현재 5000여 명인 상주대 재학생이 통합 이후에도 유지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통합 후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 등 3, 4개의 단과대학을 상주 캠퍼스로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상주시의회 김진욱 의장은 “통합에 따라 행정학과 등 두 대학에 공통으로 개설돼 있는 학과를 조정할 경우 상주대가 크게 불리해질 것”이라며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한 명확한 계획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두 대학의 견해=경북대와 상주대는 교내 구성원 대다수의 통합 찬성으로 공동 발전의 토대가 마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대 배병한 기획처장은 “두 대학 통합 안에는 양 대학에 이익이 되는 내용의 발전 방안이 반영된 만큼 이를 추진하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두 대학이 힘을 모으면 경북대의 경쟁력이 높아져 일류 대학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대학 구성원을 대상으로 24일 실시된 통합 찬반투표에서 경북대의 경우 교수 79.2%와 교직원 75.9%, 학생 55%가, 상주대는 교수 75.4%, 교직원 55.6%, 학생 78.5%가 각각 찬성했다.
경북대-상주대통합추진위는 11월 2일 통합사업 지원신청서를 교육인적자원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통합하면 어떻게?=두 대학의 통합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 내년 2008년 3월부터 경북대는 학생 3만1000여 명, 교수 1100여 명의 ‘매머드 대학’으로 거듭난다.
교명은 경북대는 경북대 대구캠퍼스로, 상주대는 경북대 상주캠퍼스로 각각 바뀌며 현재 상주대 1∼3학년생은 경북대 졸업생으로 학위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대와 상주대는 두 캠퍼스를 특성화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을 마련했다. 우선 경북대는 교육부로부터 받게 되는 통합 지원금 300억 원의 70%를 상주캠퍼스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반면 대구캠퍼스는 정보기술(IT), 기계공학, 생명공학기술(BT) 학과 등을 집중 육성하고 인문학, 사회과학 등 기초학문 교육을 강화할 예정.
경북대 노동일 총장은 “상주캠퍼스의 경우 축산 바이오 및 생태환경 분야를 특성화해 국내 최고 수준의 학부로 발전시키면 상주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총장은 “두 대학의 통합 결정은 법학전문대학원 유치는 물론 다양한 국책사업 유치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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