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보건소의 재발견

  • 입력 2007년 10월 31일 02시 59분


《서울시내 보건소들이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보건소’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과는 달리 요즘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보건소는 종합병원 부럽지 않은 최신 시설에 수준급 의료진을 갖췄다. 또 단순한 치료에서 벗어나 다양한 건강증진 프로그램까지 마련해 시민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30일 “예전 보건소가 예방접종이나 전염병 예방에 주력했다면 지금은 비만, 당뇨, 혈압 관리 등 건강을 지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각 자치구 보건소가 운영하는 특화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도 좋다”고 설명했다.

여러 자치구가 장애인, 어린이, 노인 등 특정 대상을 집중적으로 진료하고 치료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서초구 보건소는 1996년 처음 장애인을 위한 치과 서비스를 시작해 올해까지 12년째 이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다.

진료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반인을 위한 치과와 장애인을 위한 치과 공간을 구분해 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서초구치과의사회의 치과의사들을 중심으로 서울 각지 20명 정도의 치과의사가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서초구민이 아니라도 장애인이면 누구나 검진과 치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최근 리모델링을 한 강동구 보건소 1층에는 100m² 남짓한 크기의 ‘어린이 건강동산’이 꾸며져 있다.

벽에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어 보건소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다. 이곳에서 어린이들은 교육 전문가의 지시에 따라 각종 도구를 이용해 건강체험 교육을 받는다.

이곳에서 어린이들은 펀치볼 모양으로 만들어진 담배 모형을 때리며 담배의 해악을 배운다. 알코올 중독 예방 교육을 받는 부스에서는 술에 취한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안경을 쓰고 걸음을 걷는다.

한 번에 어린이 20∼25명의 예약을 받아 운영하며 수업은 50분가량 진행된다.

성동구 성북구 마포구 강동구 등 4개 자치구의 보건소는 올해부터 치매지원센터의 문을 열었다. 각 구의 치매지원센터는 구내의 대형 종합병원과 연계해 운영되고 있다.

각 구내에 거주하는 만 65세 이상의 노인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치매 조기 검진 및 조기 치료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들 보건소는 초기 치매환자에 대해 음악, 미술, 모래놀이 등의 프로그램으로 병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를 한다. 증중 치매환자에 대해서는 방문간호나 물품 지원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치매지원센터 이용과 정밀검진 비용은 서울시와 각 구가 절반씩 부담한다.

치매지원센터는 내년 관악구를 비롯한 7개 구에 새로 문을 열고 단계적으로 25개 자치구에 하나씩 설치될 예정이다.

이 밖에 영등포구 보건소의 ‘어르신 1운동 갖기’, 구로구 보건소의 ‘Hi-건짱 어린이종합운동교실’, 광진구 보건소의 ‘비만아 운동 교실’ 등도 인기다.

25개 자치구는 또 공통적으로 금연교실, 출산·모유 수유 교실, 어린이 영양교실, 당뇨·혈압 교실 등을 주기적으로 운영하며 주민들의 건강 증진에 힘쓰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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