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3교대 하면 논다니…” 소방공무원의 분노

  • 입력 2007년 10월 31일 07시 43분


소방공무원 처우 개선을 둘러싸고 부산이 시끄럽다. 부산시 홈페이지에는 소방공무원 및 소방 가족들의 하소연과 항의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최근 시 기획관실 소속 문모 씨가 모 방송국 뉴스에서 소방공무원 증원과 관련한 질문에 “인원을 충원해 3교대 근무를 하면 남는 인원은 하는 일 없이 노는 일이 벌어진다”고 답하면서 시작됐다.

보도가 나간 뒤 담당 공무원 처벌과 부산시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항의가 빗발쳤고 소방공무원 1명이 시청사 앞에서 삭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급기야 지난주 안준태 행정부시장이 공식사과하면서 불끄기에 나섰다.

그러나 울분을 여전히 삭이지 못하고 있는 소방공무원들의 심정은 ‘시장에게 드리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한 소방공무원의 글에 그대로 나타나 있다.

그는 2교대를 하는 소방공무원들은 한 달 평균 120시간 넘게 초과근무를 하고도 62시간의 시간외수당을 받고 있지만 시청이나 구청 공무원들은 42시간 초과근무를 하고도 시간외수당을 100% 다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무원 교육 여비부터 119안전센터에 구형 컴퓨터 지급에 이르기까지 시장의 눈과 귀를 가린 차별대우는 수없이 많다는 게 그의 하소연이었다.

시는 이번 사태와는 관계없이 ‘소방공무원 증원 및 직제개편안’을 입법예고한 뒤 내년 초부터 시행할 계획이었다. 그렇지만 인사와 예산을 가진 곳이 부서 이기주의에서 벗어난 후에야 소방관들의 살신성인을 기대해야 할 듯하다.

1년 전 이맘때 금정구 서2동 주택가 화재현장에서 2명의 목숨을 구하고 숨진 고 서병길 소방위의 “1%의 가능성이 있더라도, 제 목숨 버려 시민의 생명구하는 게 소방관이야”라는 말을 가슴 깊이 되새겨 볼 때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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