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학력 학사장교 23명 적발

  • 입력 2007년 11월 2일 03시 36분


외국 대학의 허위 학력으로 임관한 학사장교 출신 전현직 육군 장교가 무더기로 적발돼 임관이 취소되고 검찰과 군검찰에 기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또 학사장교 50기 후보생 가운데 8명도 지난달 23일 임관식을 사흘 앞두고 외국 대학의 학력을 위조한 사실이 밝혀져 합격이 취소된 것으로 드러났다.

학력 위조로 군 장교가 무더기로 임관이 취소된 일은 창군 이래 처음인 데다 ‘신정아 게이트’로 학계와 예술계 종교계로 번진 학력 위조 파문이 군으로까지 확산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큰 파문이 예상된다.

1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에게 제출된 국방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는 최근 학사장교 출신으로 일선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육군 장교 13명의 외국 대학 졸업학력이 가짜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의 장교 임용을 취소하고 군 검찰에 기소했다.

적발된 현역 장교들은 모두 학사장교 출신으로 2004년 임관한 5명(44기), 2005년 임관한 3명(46기), 2006년 임관한 5명(48기) 등 13명으로 2, 31, 70사단 등 전후방 육군부대에서 근무해 왔다. 이들은 모두 학사장교 선발시험 때 필리핀 바기오 시의 AT대 졸업 증빙서류를 군에 제출했다.

그러나 올해 8월 이들의 필리핀 체류기간이 학위를 취득하기에 너무 짧았다는 첩보를 입수한 국방부는 지난달 군 검찰관계자를 현지로 급파해 AT대와 바기오 시 고등교육위원회에 확인한 결과 이들의 졸업 사실이 가짜임을 밝혀냈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2003년 학사장교 42기로 임관해 지난해 10월 전역한 육군 장교 출신 2명과 학사장교 50기 후보생 가운데 8명도 AT대 졸업 학력 위조 사실을 확인했다.

국방부와 육군은 지난달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학력위조가 드러난 현역 육군 장교 13명과 전역자 2명 등 15명에 대해 장교 임용을 취소했다.

국방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군 장교 선발 시 외국 대학 출신자들의 학력 검증절차를 강화하는 한편 일반직 공무원 전원에 대해서도 학력 검증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송 의원은 “국방부의 허술한 학력 검증실태로 볼 때 이번 적발건 외에도 학력위조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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