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글로벌 캠퍼스 시대/영남대

  • 입력 2007년 11월 2일 0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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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IT 배우려 월화수목금금금이죠”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정보기술(IT)이라면 한국입니다. 한국에서 이를 공부하면 우리나라에서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영남대에서 공부하는 하루하루가 꿈에 다가가는 생활이죠.”

영남대 유학생 830여 명 가운데 중국(720명) 다음으로 학생이 많은 나라는 우즈베키스탄(33명)이다. 이들은 대부분 이공계 분야를 공부하고 있다.

유학생 대표인 아비블레프 베르다크(25·전자공학과 박사과정) 씨는 “학위를 받은 뒤 고향으로 돌아가 전자통신 분야의 일을 하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2004년 대학원에 입학한 그는 올해 6월 결혼을 위해 고향에 잠시 다녀왔다.

공부도 하고 신혼생활도 해야 하는 그는 아내에게도 유학을 권했다. 아내 주마무라토바 글라라(26) 씨도 9월 영남대 경영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대학 근처 원룸에 사는 글라라 씨는 “여러 가지로 낯설지만 남편과 함께 공부하는 생활이 행복하다”며 “공부를 잘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캠퍼스 내 벤치에는 베르다크 씨 부부를 비롯해 우즈베키스탄 유학생들과 중국의 왕유샹(王友祥·28) 씨, 베트남 유학생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이슬람 국가. 이들은 유학 중이지만 무슬림으로서 술이나 담배를 하지 않고 알라의 믿음 속에서 생활하는 등 규율이 엄격하다.

학생들은 이슬람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어 했다. 이슬람에 대한 시각이 바르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베르다크 씨는 “‘한 사람을 구하는 것은 온 세상을 구하는 것이며 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온 세상 사람을 죽이는 것’이라는 게 코란의 가르침”이라며 “전쟁과 테러를 일삼는 사람들은 무슬림으로 위장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가짜 무슬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슬람권 유학생이 늘어나면서 캠퍼스에는 월 2회가량 양고기 같은 음식재료를 팔러 오는 상인까지 생겼다.

실험실을 지키느라 유학생들은 주말에도 쉬지 못할 때가 많다. 이들의 말마따나 일주일은 ‘월, 화, 수, 목, 금, 금, 금’이다.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해 ‘영남이’라는 별명을 얻은 나즐레프 안와(25·정보통신공학과 박사과정) 씨는 타슈켄트국립정보기술대를 졸업하고 2004년 영남대 대학원에 진학했다. 통신공학 교수인 아버지가 “우즈베키스탄도 정보통신이 미래다. 한국을 배워라”고 해 유학을 결심했다는 것.

그는 “지난 학기에 고향인 타슈켄트에 가 보니 오히려 타향처럼 느껴졌다”며 “이동통신 분야를 공부하는 학생에게 한국은 최고”라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KT가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한 사례를 꼽으며 “유학을 마치고 돌아가면 우즈베키스탄의 정보통신기술을 이끌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베트남 출신인 당티응안(26·여·경영학부 3학년) 씨도 “내 이야기 좀 하자”며 끼어들었다.

2004년 베트남농림대를 졸업하고 호찌민 시에 있는 한국계 화학약품회사에서 일하면서 한국어를 익혀 한국말을 꽤 잘한다.

그는 “한국과 베트남의 경제적 협력이 밀접해지는 만큼 한국에서 공부하면 베트남은 내 것”이라며 “몇 년 동안 한국을 배우는 데 열정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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