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임무 다해 내이름 알렸다”
김상진의 궤변
정상곤(53) 전 부산국세청장에게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1억 원을 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건설업자 김상진(42·구속기소·사진) 씨가 자신의 변호인에게 “내가 이명박 후보의 낙동강 전선을 3개월간 방어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변호인인 이학수 변호사는 2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김 씨에 대한 속행공판에 앞서 기자들에게 “김 씨가 최근 변호인 접견실에서 ‘내 사건으로 정 전 청장과 정윤재 전 대통령의전비서관이 구속되고 결국 전군표 국세청장도 엮인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또 이 변호사는 “김 씨가 ‘내 사건으로 공직사회가 맑아졌다. 그런 점에서 내가 역사적 임무와 시대적 역할을 했다. 내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고 말했다”며 “김 씨가 연산동과 민락동 사업은 어차피 포기했지만 다시 재기할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어차피 금융에서 빌린 돈을 금융으로 다 갚았다고 생각하니까”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김 씨가 정 전 청장에게 1억 원, 정 전 비서관에게 2000만 원을 준 것 이외에는 정치권에 로비 시도나 돈을 건넸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며 “김 씨가 검찰에 이런 진술을 했고 앞으로 폭탄선언은 없을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씨는 이날 공판에서 정 전 청장에게 1억 원을 건넨 사실은 인정했지만 “당시는 세무조사가 끝난 상태였고, 정 전 비서관을 통해 정 전 청장을 소개받아 그에 대해 인사를 했을 뿐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정 전 청장에게 1억 원을 건넨 것은 기업인 처지에서 보험료 취지로 전달했을 뿐 특별히 혜택을 본 것은 없다”고 말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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