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디자인 도시’로 거듭나나

  • 입력 2007년 11월 6일 07시 36분


“울산시의 미래를 위해 ‘디자인 울산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을 제안합니다.”

지난달 25일부터 9일까지 16일간 울산시를 상대로 감사를 벌이고 있는 정부합동감사반(반장 김선대)이 5일 울산시에 권고한 내용이다. 정부 감사반이 자치단체에 구체적인 정책을 제안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감사반은 “울산시의 경우 도시디자인 정책이 결여된 상태에서 각종 인허가와 지역개발이 각 국과 실, 과 단위로 따로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도시디자인을 전담할 조직을 단계별로 설치하고 전문가를 정책자문관으로 위촉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현재 서울시에는 부시장급이 본부장인 디자인 서울 총괄본부에 75명의 전담 공무원을 두고 있고 부산 등 5개 광역시에는 4∼7명의 도시디자인 전담 공무원이 있지만 울산시는 건축주택과에 계약직 공무원 1명만 배치돼 있다.

감사반은 먼저 100년 후 울산의 모습을 보여줄 울산경관기본계획과 지역별, 분야별 세부 경관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할 것을 제안하면서 울산시가 역점을 두어 추진해 온 태화강 마스터플랜도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 방안으로 태화강 십리대숲에 한국적인 차(茶) 문화 공간과 명상의 길을 조성하고, 십리대숲 안 실개천에는 여름철에 발 담그고 독서하는 시골 정취를 연출할 것을 제안했다. 또 태화루 복원 예정지의 절벽에 인공폭포를 만들고 이 폭포 아래 수상카페를 설치할 것을 권고했다.

감사반은 현재 태화강 수변공원의 체육공원 설치 용지에 다목적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하고 오페라하우스 앞쪽에는 영화 상영을 위한 수벽스크린을 설치하는 한편 태화강 옆 남산에 전망대를 설치해 울산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태화강 10km 구간에 유람선 코스를 개발해 파리의 센 강 분위기를 연출하고, 태화강 하구에는 경영수익사업 차원에서 요트계류장을 설치하는 등 감사반은 태화강과 관련한 33개 정책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감사반 관계자는 “울산시 담당 부서 및 울산발전연구원과 수차례에 걸친 간담회와 현지 실사를 거쳐 논의한 의견을 정책으로 권고했다”며 “정부도 이번에 제안한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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