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 하게 해 주셔서 저희가 더 고맙죠. 무슨 책이 필요하신지 말씀해 주세요.”(박상희 비룡소 대표)
‘작은 도서관 만드는 사람들’ 대표 김 목사의 목소리가 한창 들떠 있었다. 동아일보와 ‘작은 도서관 만드는 사람들’, 네이버가 함께하는 ‘고향 학교에 마을도서관을’ 운동에 성원이 답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6일에는 출판사 민음사(회장 박맹호)와 자회사인 어린이책 전문출판사 비룡소가 ‘작은 도서관…’ 측에 2만 권을 기증했다. 박상희 대표는 앞으로 매년 1만 권 이상의 책을 기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따끈한 신간을 학교마을도서관으로
9월 초 충북 진천군 금구초교 마을도서관을 소개하는 기사를 시작으로 ‘고향 학교에 마을도서관을’ 운동이 돛을 올린 지 약 2개월. 그동안 성원과 함께 도울 방법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으나 김 목사 등은 “좋은 일일수록 차분히 가야 한다. 기부의 순수성은 물론 그저 도서관에 책만 전하는 일회성 행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민음사 측도 일찍 기증 의사를 밝히면서 별다른 조건을 달지 않았다. 기사를 보고 지난달 기증 의사를 밝혀 온 박 대표의 첫마디는 “책을 전하고 싶은데 어디로 보내면 되느냐”였다. “선정 작업 중이니 기다려 달라”는 답에도 “왼손을 그저 거들 뿐인데…”라고 말했다.
비룡소는 이전에도 ‘작은 도서관…’ 측에 책을 기증한 적이 있다. 지난해 김 목사를 통해 강원 산간 지역 도서관에 ‘마법의 시간여행’ ‘비룡소 그림책 시리즈’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 2만 권을 전달했다.
올 1월 베스트셀러 ‘신기한 스쿨버스’의 저자들인 조애너 콜과 브루스 디건이 방한했을 때도 이들과 함께 강원 평창군 면온초교를 깜짝 방문했으며 1만 권을 추가로 기증했다. ‘작은 도서관…’의 변현주 사무국장은 “그간 보내 온 비룡소의 책은 270권을 한 세트로 해서 72개 학교마을도서관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 한국의 빌 게이츠를 키우자
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비룡소 사무실에 열린 기증식에서 김 목사는 “‘고향 학교에 마을 도서관을’ 운동은 미래에 ‘한국의 빌 게이츠’를 키우겠다는 믿음을 갖고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일”이라며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출판사 중 하나인 민음사가 뜻을 함께해 줘 더욱 힘이 난다”고 말했다.
민음사와 비룡소는 이번에 전달하는 2만 권을 어린이 책과 성인 책을 각각 절반씩 맞출 예정이다. 학교마을도서관은 어린이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얼마나 애정을 갖고 있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이다. 기증 도서도 출판시장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는 신간이 대부분이다. 민음사는 또 학교마을도서관에서 열리는 문화행사와 저자 초청 강연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상희 대표는 “학교마을도서관에 얽힌 다채로운 이야기를 기사로 보고 책을 제대로 쓸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겼다”며 “마을도서관은 교육 격차 등을 해결하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돕고 싶다”고 다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 도서관 후원하려면
‘고향 학교에 마을도서관을’ 운동이 궤도에 오르면서 도서관 지원 신청이나 후원하는 방법에 대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작은 도서관 만드는 사람들’은 지원신청기관으로부터 ‘도서관 운영 계획서’를 받는다.
계획서에는 △학생 수와 도서관 시설 및 장서 수 등 학교 현황 △학교마을도서관이 필요한 이유 △개방시간 및 운영방식이 포함돼야 한다. 주민의 서명을 담은 ‘마을도서관 개설 요청 연명서’는 플러스 요인. 신청서는 우편이나 팩스, e메일로 보내면 된다.
주소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58-13 ‘작은 도서관 만드는 사람들’ 앞. 팩스는 02-515-1156, e메일은 wiseball@naver.com
후원 신청도 마찬가지다. 기부금은 물론 책을 기증해도 된다. 음악 공연 등 도서관에서 열리는 다양한 문화행사로 참여하는 방법도 있다. 인터넷(www.readersclub.or.kr 또는 happylog.naver.com/readersclub.do)으로 확인할 수 있다. 02-515-1178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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