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까마귀 몸살’… 조류인플루엔자 방역 비상

  • 입력 2007년 11월 8일 06시 34분


울산지역의 대표적 겨울철새인 까마귀 떼가 날아오기 시작하면서 조류인플루엔자(AI) 전파를 우려하는 행정 당국과 시민이 긴장하고 있다.

울산 태화강 중류 삼호대숲 일대에는 2000년 이후 매년 10월 말부터 이듬해 2월까지 최대 6만여 마리의 까마귀가 날아와 겨울을 나고 있다. 올해도 지난달 말부터 1만여 마리가 ‘선발대’로 도착했다.

이 까마귀 떼는 이미 AI가 발생한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 등지에서 날아오기 때문에 농가에서 사육하고 있는 닭과 오리는 물론 인체 감염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를 ‘조류인플루엔자 특별 방역 대책기간’으로 설정해 운영하고 있다.

시는 태화강 중·하류를 중심으로 까마귀 등 철새의 배설물을 수시로 채취해 검사하고 닭과 오리에 대해 혈청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전 농가를 대상으로 가금류가 철새와 접촉하지 않도록 방사를 금지하고 사육장과 사료 저장고에 그물을 설치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까마귀 떼가 대숲과 가로수, 전선 위에서 무리지어 잠을 자는 남구 무거동과 중구 다운동 일대 주민들은 조류 배설물 때문에 큰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까마귀 떼가 겨울을 나는 동안 배설물이 쏟아져 빨래를 집 밖에 널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자동차가 더러워지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까마귀 떼가 매년 울산을 찾는다는 것은 울산의 환경이 그만큼 개선됐다는 의미”라며 까마귀 떼를 환영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 좋아요
    1
  • 슬퍼요
    0
  • 화나요
    1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1
  • 슬퍼요
    0
  • 화나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