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내 직장 우리 모임/㈜금복주 ‘참산악회’

  • 입력 2007년 11월 9일 0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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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정상에서 소주 한잔을 나눠 마실 수 있는 여유, 정말 멋있지 않습니까.”

대구의 ㈜금복주 직원들로 구성된 등산모임 ‘참산악회’ 회원들은 11일로 예정된 충북 충주시 팔봉산 산행을 기다리며 세심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의 산행에 등산화처럼 빠지지 않는 필수품이 있다. 바로 이 회사의 제품인 ‘참소주’.

전국의 산을 누비며 건강을 다지는 이들은 산행 도중 만나는 등산객들에게 ‘참소주’ 한잔을 권하며 홍보활동을 하기도 한다.

7일 회사 구내식당에서 열린 모임에서 참산악회 회원들은 “대구 경북지역의 애주가들은 우리 제품을 잘 알지만 다른 지역 주민에게는 인지도가 크게 높지 않아 팩에 든 소주를 갖고 가 산 정상에서 만나는 분들에게 한잔씩 따라 주며 ‘향토 소주’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1984년 이 회사 직원들의 건강과 친목을 다지기 위해 구성된 이 산악회는 출범 당시 70여 명이 참여해 매달 두 차례 등산을 해 왔으나 1996년부터 매달 1회로 등산 횟수를 줄이는 대신 내실 있는 산행에 나서고 있다.

현재 정규 회원은 17명. 하지만 등산을 원하는 직원들이 언제라도 동행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고 있는 이들은 전국의 명산을 돌며 틈틈이 등산로 정비와 쓰레기 수거도 하고 있다.

이 산악회의 등반 횟수는 지금까지 총 114회. 회원들의 발길이 미치지 않은 산이 없을 정도로 전국의 유명한 산은 대부분 올랐다.

산악회 최영만(46) 회장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데는 등산보다 좋은 게 없는 것 같다”며 “회원들이 사무실과 공장 작업실 등에서 업무를 처리하며 쌓인 피로를 산행을 통해 풀면서 건강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 회원인 황금자(45) 씨는 “7년째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며 “산행이 회사일과 집안일을 돌보는 데 필요한 체력 유지와 직장 분위기 향상에도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산악회 회원 가운데 8명은 이 회사의 직원 봉사모임인 참사람 봉사단원으로도 활동을 하고 있다.

참사랑봉사단에 가입해 활동 중인 산악회 회원 권기준(29) 씨는 3일 대구 달성군의 노인 요양시설인 ‘시메온의 집’을 봉사단원들과 함께 찾아가 땀을 흘렸다.

그는 “산에서 다진 순수한 마음으로 봉사에 임하면서 세상 살아가는 의미를 터득한다”면서 “우리 주변에는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어려운 이웃이 너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산악회 측은 200회 등반을 기념해 일본이나 중국의 명산을 오르는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최 회장은 “2006년 3월 100번째 등반 행사를 해외에서 하려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 못해 200회로 미뤘다”고 말했다.

그는 기억에 남는 산행으로 1998년 6월에 열린 설악산 등반을 꼽았다.

당시 25명이 참여한 이 산행은 백담사를 출발해 용아장성을 거쳐 설악동으로 가는 코스로 무려 22시간이나 걷는 강행군이었다.

그는 “당시 동료들이 모두 기진맥진했지만 한 사람의 낙오도 없이 오기와 끈기로 산행을 마쳤다”며 “등산이 인생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된다”며 웃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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