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대학은 대부분 수시 2-2나 정시모집 전형에서도 수시 2-1의 논술고사와 유사한 유형으로 시험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수시 2-1 논술고사를 치른 서울시내 주요 사립대학의 시험 유형을 분석하고 효과적인 대비책을 시리즈로 알아본다.》
교과서 목차 = 보물창고
목차 개념 연결짓는 연습하면 통합논술준비 끝
한양대는 10월 20, 21일에 수시 2-1 논술고사를 치렀다. 수시 2-1 전형은 논술 50%, 서류 10%, 학생부 40%. 논술의 비중이 가장 크다. 12월에 있을 수시 2-2 전형도 논술이 50% 반영된다.
입학처장인 차경준(수학) 교수는 “특히 수시 전형은 학생들의 내신 성적이 엇비슷해 논술이 당락을 좌우한다”면서 “수시 2-2와 정시 논술고사에서는 이번 시험의 출제경향이 더욱 굳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진짜 ‘통합형’ 문제가 나온다
한양대는 올해부터 통합교과형 논술의 기본 취지에 맞춰 논술고사 형식을 바꿨다.
인문계의 경우 150분 동안 1문항을 놓고 1600∼1800자 가량의 ‘통글’을 써 내던 방식에서, 180분 동안 3문항을 두고 각각 400∼1000자의 짧은 글을 적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문항 수, 답안의 전체 분량, 시험시간이 모두 늘어난 것이다. 문제 유형은 제시문을 △요약하고 △비판하고 △해결책을 찾는 전형적인 ‘통합논술’이다.
인문계 논술의 가장 큰 특징은 문제가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 1번 논제에서 제시문 <가>를 요약하라고 했다면, 3번 문제는 제시문 <나>로 제시문 <가>의 핵심 내용을 비판하라고 요구하는 식이다. 결국 ‘첫 단추를 잘 끼워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셈. 채점 교수들은 이처럼 서로 다른 문제를 하나의 매개 고리로 연결하는 논리력과 추리력을 중요시한다.
교과서 내용은 이번 논술문제에 직접 인용되지 않았다. 대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법과 사회, 한국 근현대사, 세계사, 세계지리 등 교과서에서 다루는 주제와 연결되는 글을 다른 책이나 인터넷 등에서 찾아 출제했다.
한편 자연계는 도형이나 수식을 자유롭게 사용해 글자 수에 제한받지 않고 쓰도록 했다. 차 처장은 “자연계는 답안을 글로만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수식, 표, 그림 등을 최대한 활용해 입체적으로 표현하면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연계 논술의 특징은 두 개 이상의 교과목이 융합된 문제가 나온다는 것. ‘수학+물리, 물리+지구과학, 화학+생물’ 식으로 수학과 과학 과목을 고루 ‘통합’한다. 주로 자연현상이나 환경 문제를 수학이나 과학 지식으로 분석하고 설명하라는 문제가 나온다.
이번 시험에선 ‘기체 분자들의 흡광 스펙트럼에서 온실기체와 오존의 역할을 밝히고, 이를 통해 오존층 파괴와 지구온난화가 갖는 관계를 설명하는 문제’(화학+물리+지구과학)나 ‘빛의 파장에 따른 색깔 분포를 통해 비누막의 간섭무늬와 빛의 파장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문제’(물리+생물) 등이 나왔다.
○ 교과서 목차를 읽어라
차 처장은 논술시험에 익숙하지 않은 자연계 학생이라면 수능 직후에 글쓰기 연습을 많이 할 것을 권했다. 자연계 학생 가운데는 서론 없이 곧장 본론으로 들어가는 등 글의 기승전결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교과서에 나오는 과학현상이나 수학공식을 두고 친구들과 함께 그 원리를 설명해 본 뒤 관련 글을 쓰고 교사의 첨삭을 받으면 효과적인 대비법이 될 수 있다.
차 처장이 인문계 자연계 학생 모두에게 권하는 ‘최고의 논술대비법’은 교과서의 목차를 눈여겨보는 것. 인문계는 국어와 사회 과목 교과서를, 자연계는 수학과 과학 과목 교과서를 펼치고 목차를 하나하나 읽어내려 간다. 목차마다 등장하는 개념의 정의를 떠올리면서 목차끼리 서로 연결짓는 연습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통합교과형 논술을 몸에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 내용이 머릿속에 환하게 그려지면 준비가 끝난 것이고,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다시 해당 목차에 해당하는 교과서 내용을 찾아 읽어야 한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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