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를 활용한 선거 운동이 확대되고 있다. 깨끗한 선거 운동을 위해 언론과 단체는 UCC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논술해 보자.(600자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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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글
이정은·경기 부천시 심원중학교 3학년
요즘 들어 자신의 재량을 발휘할 수 있는 UCC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것의 활용은 단지 유머와 쾌감을 떠나서 선거 운동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올바른 선거 운동을 위해 언론과 단체에서 UCC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우선 제작 과정에 있어서 다른 후보자의 비방을 담고 있으면 안 된다. 즉 자신의 선거 공략이나 앞으로의 방침 등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UCC를 통해 남을 비난하거나 위업을 깎아내리는 행위를 하면 안 된다.
다음으로 언론에서는 후보자의 UCC를 올바르게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만약 언론에서 과장해서 해석한다면 그것은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가 될 뿐만 아니라 다시 원상태로 되돌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UCC의 세부사항만 따질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면을 따져봐야 한다. 그러니까 UCC 영상물을 보고 전체적으로 폭넓게 보아서 그 후보자가 결국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잘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제시문에서는 UCC가 조작의 가능성이 크다고 하였다. 하지만 UCC를 사용하는 입장에서 올바른 절차를 거쳐서 만들고 그것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선거 운동에 사용되어도 전혀 역효과가 생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언론과 단체에서 UCC를 올바르게 활용한다면 선거 운동에서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김태환 대구 대륜중학교 3학년
정보화 사회인 오늘날 우리는 인터넷에 많이 의지한다. 최근 들어 UCC 사용이 늘고 있는데 그에 따라 선거운동에도 이 콘텐츠가 많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UCC는 거짓이나 과장으로 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깨끗한 선거 운동을 위해서는 언론과 단체가 이 콘텐츠를 똑바로 사용해야 한다.
선거에 관한 UCC를 만들 때 1차적으로 간략한 내용들에 관해서 시민들의 동의나 의견들을 얻은 뒤에 그것을 인터넷에 올리도록 해야 한다. 이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 보지 않고는 자신의 의견이 올바른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진실 보도는 고도의 주관성이 필요한 만큼, 이를 어떤 가치로 엮는가에 따라 달라지기에 종합적인 의견 수렴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사람의 의견을 종합할 수 있는 그런 장치가 필요하며,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의 의견을 다 알 수 없기 때문에 정보의 공유를 통해 모든 사람들이 중요시하는 가치에 맞게 UCC를 사용해야 한다.
언론인들이 UCC를 사용할 때 무엇보다도 중요시해야 하는 것은 자신이 어떤 뇌물이나 요구에 의해 UCC를 만들어 그 의미를 타락시키는 마음가짐이 아닌 UCC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며 어떤 말에도 넘어가지 않는 굳센 정신과 자세이다. 이런 문화가 정착되는 사회가 될 때 UCC는 선거에서도 맹활약할 수 있을 것이다.
■ 총평
주장 내세울땐 반론 여지없나 늘 살펴야
인간은 여러 감각 가운데 특히 시각에 의존하는 동물이다. 사물을 식별할 때나 나와 타인의 거리를 잴 때 시각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두려움에 휩싸이거나 생활하는 데 큰 장애를 겪게 마련이다. 이런 인간의 특성과 맞물려 영상(映像) 시대는 급속도로 진화했다. 이제 다양한 영상 매체가 우리 일상을 장악하고 있다.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의 보급은 수동적으로 정보를 전달받던 사람들을 능동적으로 정보를 공급하는 위치에 이르게 했다. UCC는 시청각 매체로서 텔레비전보다 정보를 손쉽고 빠르게 전달하는 데다가 누리꾼들의 신뢰도도 높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UCC 제작에 열을 올린다. UCC는 이제 정치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이슈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요즘에는 선거 운동에까지 쓰여 그 활용 범위에 대한 많은 의견이 오가고 있다.
이번 논제는 이처럼 우리 생활 속으로 깊숙이 파고든 UCC를 선거 운동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언론과 단체의 관점에서 묻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UCC가 가지고 있는 정보 전달 속도나 신뢰도는 대단히 높다. 그러다 보니 UCC의 정보를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개인이나 단체가 편협하고 왜곡된 정보가 담긴 UCC를 만들어 배포하는 일이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보의 신뢰도나 질을 잘 따져보지 않고 무작정 받아들이면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이런 UCC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개인이 책임의식과 비판의식을 가져야 한다. UCC로 인해 사생활 침해나 명예훼손을 당하는 사람이 없도록 인권의식도 가져야 하겠다. 국가적 차원에서 UCC 폐해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방안과 관련법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
이처럼 이번 논제를 해결하려면 UCC 폐해에 대한 여러 해결 방안을 가지고 자신의 논리를 펼쳐나가야 한다. 다수의 학생이 UCC의 개념과 활용 범위, 그 폐해를 정확하게 제시했다. 무엇보다 인터넷 세대로서 당사자의 시각에서 진솔하게 글을 전개한 일부 학생의 글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몇몇 학생의 글은 자신의 주장과 맞지 않는 다른 기사나 주요 사건을 예로 들어 글의 흐름에 장애가 생겼다. 글의 신뢰도와 질을 높이기 위해 보도 자료나 학술 자료를 인용할 경우, 그 글을 그대로 따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소리로 순화하고 정리하여 제시해야 글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명심하자.
이정은 학생의 글은 날이 갈수록 UCC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으며, 이제는 선거 운동에까지 쓰인다는 진술과 함께 UCC 유행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인권침해 논란과 공정성 측면에서 잘 논술했다. 무엇보다도 글의 전체와 부분을 유기적으로 잘 연결했으며 주장도 명확했다.
그러나 본론에서 제기한 세 가지 방안에 다소 원론적인 측면이 강하다. 본론 세 번째 단락의 경우, ‘세부사항’과 ‘전체적인 면’이라는 말의 의미가 모호해서 의미가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았다. 이 부분의 내용은 구체적 진술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
김태환 학생은 UCC가 선거운동에 쓰이는 것의 몇 가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 문제가 해결될 경우 새로운 선거 문화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UCC를 배포할 때는 사전에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검토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외압, 또는 정치적인 목적에서 UCC 제작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재필 LC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 다음논제 써서 보내세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 공부에 투자하는 비용이나 시간에 비해 그만한 실력이 나오지 못하는 이유를 제시문에서 찾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논술하시오.(600자 내외)
■ 제시문
(가)고등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영어 실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바탕으로는 노르웨이 사회의 개방적이고 국제적인 분위기를 꼽을 수 있다. 유럽 공동체 시민이면 노르웨이에서 노르웨이인과 동등한 자격으로 일자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직장에서 외국인 동료와 자연스럽게 영어로 이야기할 기회가 많다. 내가 속한 학과도 교수와 직원의 절반 정도가 외국인인데, 그들은 노르웨이인과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 그리고 결혼과 같은 문제에서도 노르웨이인들은 국경과 국적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러시아와 인접한 북부 지방에서는 러시아인과 혼인하는 비율이 약 10%에 이르는가 하면, 오슬로에 사는 내 주위에도 칠레인, 타이인, 중국인, 일본인, 러시아인, 한국인 등과 결혼한 노르웨이인이 많다. (중략)
한마디로, 적어도 유럽의 범위 안에서 ‘우리’와 ‘남’, ‘자국’과 ‘외국’을 뚜렷이 구분하지 않는 노르웨이에서는 영어를 하는 것이 그야말로 ‘먹고 자는 것’과 같은 일상적인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영어 실력보다 나를 더 놀라게 한 것은 보통 노르웨이인들이 미국과 영국을 대하는 태도다. 미국인과 구별이 안 될 만큼 거의 완벽하게 영어를 구사하는 노르웨이 지식인들이 세계 군비의 40% 이상을 차지하는-쉴 새 없이 제3세계를 군사적으로 침략하는- 미국을 ‘현대판 군국주의의 대표자’,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존재’로 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치자. 그러나 지식인들과 무관한 삼류 타블로이드 신문에 “1000명당 죄수의 수가 노르웨이보다 8배나 많은 미국이 스탈린의 수용소 군도와 뭐가 다르냐”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을 때, 나는 자못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박노자,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
(나)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CERD·위원장 레지 드 구테)가 외국인 거주자와 혼혈인이 크게 늘어난 한국 사회는 이제 다민족 사회가 된 만큼 ‘단일민족’이라는 개념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략)
이 보고서는 우선 “한국이 민족 단일성을 강조하면 영토 내에 거주하는 다른 민족이나 국가 그룹들의 상호 이해와 우의 증진 등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순수혈통’ ‘혼혈’ 등의 용어에도 인종적 우월성이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회는 한국이 이제 다민족 사회라는 점을 정부 차원에서 받아들이고 이에 맞춰 교육,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다양한 민족의 역사와 문화를 초중등학교 교과목에 포함시킬 것을 권고했다. (후략)[동아일보 기사]
(다) 올바른 문화 교류는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된다고 할 수 있으며, 국제 사회에서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각자의 개성과 특징을 잘 보여 주는 문화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중략)
다른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각 민족이나 국가마다 그 나름의 독특한 문화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우리 문화만 우수한 것으로 생각하고, 다른 문화는 업신여기는 사람들도 있고, 이와는 반대로 외국의 것이라면 무조건 좋아하고 우수하다고 보는 사람들도 있다.
박승렬 LC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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