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그림을 보고, 나는 신데렐라의 어떤 말에 동의하는지 이유를 들어 자신의 의견을 쓰세요.(600자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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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제 분석
‘신데렐라.’
누구나 잘 아는 동화. 여느 동화처럼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산다는 결말로 끝나지만, 주인공이 비참한 ‘재투성이 아가씨’였고 별다른 노력 없이 왕자를 만나 높은 신분에 오른다는 점에서 독특한 이야기다. 그래서 큰 부자나 유력한 집안의 사람과 결혼해서 갑자기 화려한 삶을 누리는 사람을 보고 ‘신데렐라’라고도 말한다.
그러나 다른 의미로 ‘신데렐라’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가요계의 신데렐라’ ‘은반 위의 신데렐라’처럼,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실력과 매력을 뽐내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갑자기 유명해지고 화려해진다는 점에서 앞서 말한 ‘신데렐라’와 같지만, 이 ‘신데렐라’는 자신의 노력과 실력으로 그런 인기를 얻은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어떤 신데렐라가 되면 좋을까. 노력하지 않은 영광은 가치가 없을지 모른다. 진정 구슬땀을 흘리며 실패와 좌절을 딛고 마침내 얻은 승리, 그것이야말로 가슴 벅찬 보람을 안겨 주는 게 아닐까? 그런 면에서 원래 동화에서와 같은 ‘신데렐라’보다 자신의 힘으로 세상과 맞서 당당하게 승리를 거둔 ‘신데렐라’가 더 바람직한 목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달리 방법이 없다면 모르지만, 쉽고 빠르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굳이 힘을 들일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모든 발명은 뭔가를 더 간단하고 편리하게 하기 위해 이뤄 낸 것이다. 손으로 직접 짐을 나르던 것을 로봇이 나르고, 은행에 직접 찾아가 거래하던 것을 집에 편히 앉아 온라인으로 대신한다. 이런 것들이 문제될 게 없고 오히려 환영받는 일이라면, 쉬운 길을 택하는 것도(그것이 범죄가 아니라면) 뭐가 나쁘겠는가?
핵심 연계 교과분석 | ||
교과목 | 학년 | 연계 단원 |
읽기 읽기 | 5-1 6-1 | 둘째 마당 사실과 발견 셋째 마당 삶의 무늬 |
논제를 얼핏 보면 “사랑이 결혼에 꼭 필요한가, 조건이 좋기만 하면 좋은가”, 또는 “꾸밈없는 진실한 모습으로 사람을 대해야 하는가, 어느 정도의 가식은 허용되는가” 등의 논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두 번째 신데렐라의 마지막 말에 주목하자. 그리고 “무조건 이게 정답이지”라고 간단히 생각하지 말고, 반대편 입장에 대해서도 곰곰이 생각해 본 다음 정리된 생각으로 글을 쓰자.
■ 학생글
이정미·비공개
나는 첫 번째 신데렐라의 말에 동의한다. 예를 들어보겠다.
실제 신데렐라 이야기에서 구두의 주인이 신데렐라라는 것이 밝혀졌을 때, 그녀는 재투성이 상태로 하녀 같은 복장이었다. 그러나 왕자님은 신데렐라를 아내로 받아들였다. 이 내용으로 보아 왕자님은 재투성이라고 신데렐라를 쳐다보지도 않을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약, 왕자님이 외모만 추구하는 사람이었더라면 신데렐라도 왕자님을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
첫 번째 신데렐라는 긍정적으로 상황을 판단하여서 행복한 삶을 추구하고 있다. 신데렐라가 요정의 도움을 받아 파티에 가려고 했던 것도, 자신의 현재 삶보다 더 나은 삶을 찾고자 그런 것으로 생각한다. 만약 왕자님이 자신을 소홀히 대하는 것을 느낀다면, 이 신데렐라는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왕자님의 사랑을 되찾을 것이다.
두 번째 신데렐라처럼,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신데렐라는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을 뿌리친 것과 비슷하다. 왕자님은 자신을 사랑하는데 자신이 포기해 버린 것이다. 나는 나에게 오는 행운을 잘 받아서 행복하게 사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첫 번째 신데렐라의 말에 동의한다.
심혜린·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장암초등학교 6학년
사람들은 신데렐라의 왕자처럼 외모로만 사람을 대하고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나는 외모를 가지고 사람을 평가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 아마, 동화에서 나오는 왕자는 신데렐라가 재투성이인 평소의 모습 그대로 갔다면 그녀를 외면했을 것이다. 왕자가 신데렐라의 못생긴 새언니들을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평가하고 선호하는 삶은 진정한 삶이 아니다.
두 번째 신데렐라는 사랑은 없고 외모만 소중한 결혼은 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첫 번째 신데렐라는 왕자의 아내가 되어 행복하게 살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두 번째 신데렐라의 말처럼 사랑은 없고 외모만 중요한 결혼이 과연 행복하게 이어질 수 있을까? 나는 그런 결혼은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이 있다면 아름다움이 사라져도 서로를 위한 마음이 지속되지만, 사랑이 없다면 아름다움과 함께 행복도 사라져 버리기 마련이다. 그리고 첫 번째 신데렐라처럼 왕자와의 결혼으로 인생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생각에 갇혀서는 발전도 없이 정지한 상태로 결국 뒤쳐지고 말 것이다. 아름다운 외모나 노력 없이 얻은 행복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 버리기 마련이지만, 진심과 스스로 개척하여 만들어 나간 행복은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자신을 더욱 빛나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두 번째 신데렐라의 의견에 동의한다.
■ 총평
논리가 우선… 상상력 지나치면 비약
이정미 학생은 글의 맨 앞에서 자신의 주장(결론)을 미리 밝히고, 다시 맨 마지막에 그 사실을 재확인하고 있군요. 읽는 사람이 글의 주장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도 독특하고, 논제의 내용을 깊이 생각했음이 드러납니다. 왕자가 신데렐라를 두 번째로 봤을 때는 그녀의 모습이 보잘것없었을 텐데도 아내로 맞이한 것을 볼 때, 왕자가 외모만으로 신데렐라를 선택한 것은 아니리라는 추론이 그렇죠. 날카로운 지적입니다. 하지만 왕자는 신데렐라의 아름다운 모습을 이미 확인했기 때문에, 나중에 초라한 모습을 보았더라도 개의치 않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왕자가 아무 선입견 없이 초라한 모습부터 보았어도 신데렐라를 선택했을까요? 또한 ‘왕자가 외모만 보았다면 신데렐라도 그를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다’ ‘왕자가 자신을 소홀히 대한다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사랑을 되찾을 것이다’ 등은 상상력이 지나쳐 논리적 추론을 앞서간 경우입니다. 주어진 조건으로는 그렇게까지 추론할 수 없으니까요.
글 솜씨가 뛰어나며 생각의 깊이가 남다른 점이 좋습니다. 하지만 논술에서는 상상력에 앞서 우선 논리정연함을 요구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죠?
심혜린 학생은 먼저 ‘왕자는 신데렐라의 외모만을 보았다’는 주장을 한 다음 그것을 비판하고, 다음으로 ‘노력 없이 손에 넣은 행복은 결국 사라져 버린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여 왕자와 첫 번째 신데렐라의 판단을 모두 비판하고, 두 번째 신데렐라에게 동의하고 있는 글의 구성은 매우 훌륭합니다. ‘지속되는 것과 지속되지 않는 것’이라고 제목을 뽑은 점도 매우 인상적입니다.
이언정 한우리 독서논술연구소 선임연구원
◎다음 논제 써서 보내요
다음 그림을 보고 ‘플라시보 효과’란 무엇인지 추측하여 뜻을 쓴 후, 플라시보 효과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삶의 자세에 대해 자신의 경험을 연결하여 쓰세요.(600자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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