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지난 10년을 회고했을 때 긍정적 변화의 측면도 포착됐다. 대표적인 것이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대외 개방성의 증대. 반면 북한과 통일에 대한 전반적 인식은 그동안 남북 정상회담이 2차례나 열리고 교역이 증가했음에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 민주화 긍정적 평가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현재의 민주주의에 대해 10점 만점에 평균 5.61점을 줬다. 10년 전의 민주주의에 대한 평가는 4.88점이었다. 10년간 민주주의가 발전했다는 응답자가 55%였고 퇴보했다는 사람은 17.9%에 그쳤다.
1995년 성균관대가 실시한 ‘한국사회의 불평등과 형평’ 조사와 비교할 때 제도적 공정성도 다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정치체제의 여론반영(23.25점→32.75점) △법원의 공정성(36.13점→36.24점) △선거제도의 공정성(38.87점→42.74점) △경찰의 법집행 공정성(30.64점→40.42점) 등에 대한 평가가 좋아졌다.
1996년 사발연의 조사(5점 만점)와 비교했을 때는 부모와 자녀의 관계(2.85→3.26) 노사관계(2.22→2.71) 사제관계(2.59→3.06) 공무원과 시민의 관계(2.53→2.91) 등 제반 사회관계도 많이 민주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 대외개방성 증가
외국인 이민자가 범죄율을 높인다는 주장에 찬성(23.9%)보다 반대(36.2%)가 많았다. 이민자가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에는 찬성(42.3%)이 반대(17.4%)를 압도했다. 결혼 이주 외국인 여성의 입국에 대해서도 반대(20.9%)보다는 찬성(35.6%) 비율이 높았다.
해외동포에 대한 친밀감 정도는 재미교포(37.2%) 조선족(34.4%) 재일교포(17.2%) 탈북자(5.8%) 순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조선족은 50대 이상(41.7%)이 가장 가깝게 느끼고 있었고 재미교포는 20대(44%)와 40대(42.2%)가 가장 친밀감을 보였다.
대외 호감도에선 친미와 친일 경향은 강화된 반면 친중과 친러 경향은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1년도 사발연 조사와 비교했을 때 5점 만점 기준으로 미국(3.16→3.23)과 일본(2.32→2.77)은 호감도가 증가한 반면 중국(3.12→2.93)과 러시아(2.81→2.71)는 감소했다.
○ 북한에 대한 인식 변화 없어
북한이 협력 대상이란 시각이 46.9%에서 48.5%로 소폭 증가하는 동안 원조 대상이란 시각은 22.8%에서 20.9%로 줄었다. 반면 적대 대상이라는 시각이 19.6%에서 14%로 줄어드는 대신 경계 내지 경쟁 대상이라는 시각은 10.5%에서 16.5%로 늘어나며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경제 사정이 나빠지더라도 통일을 빨리 이뤄야 한다’에 대한 지지율이 1996년 55.5%에서 2007년 42.0%로 떨어졌다. 통일에 대해서도 현실주의적 태도가 강화된 것이다.
대북관과 이념성향의 상관관계도 뚜렷했다. 진보성향일수록 북한을 협력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고(57%) 적대 대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약했다(9%). 반면 중도성향과 보수성향의 대북관에선 동조 현상이 포착됐다.
북한이 협력 대상이란 시각에는 중도 45%와 보수 44.4%로 거의 일치했고 적대 대상이란 시각에서도 중도 15.7%, 보수15.9%로 큰 차이가 없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첨부파일]
1 외환위기 10년 국민의식 어떻게 변했나
2 가치관 소비
3 민주주의 통일 외국인 노동자
4 가족, 노동, 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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