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인사동 입구에 붓 모양의 대형 조형물이 세워진다. 서울시는 시내 거리를 미술관처럼 꾸미는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의 하나로 인사동 입구에 7m 높이의 붓 모양 조형물인 ‘일획(一劃)을 긋다’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조각가 윤영석 경원대 교수가 만드는 이 작품은 높이 7m짜리 붓이 바닥에 지름 7m의 큰 원형 획을 긋는 형상으로 제작된다.
윤 교수는 “붓은 그 자체가 한국 전통문화의 상징이며 여기에 마을 입구를 지키고 서 있던 장승의 개념, 터 개념(바닥 원형 좌대) 등을 두루 담았다”고 작품의 의미를 설명했다.
먹물을 흠뻑 머금은 모양의 붓은 청동 주물로 만들어지며 붓대에는 조선시대 명필 석봉 한호의 글씨체로 격언이 새겨진다. 바닥의 흰 부분은 먹물이 화선지에 배어드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검은 색깔의 오석(烏石)으로 음각 처리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 작품 주변에 원형 좌대를 설치해 시민들이 걸터앉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희고 푸른 조명용 발광다이오드(LED)로 현대적인 느낌을 가미하기로 했다.
작품 제작은 다음 달 7일경 마무리된다. 비용은 1억9000여만 원.
서울시 관계자는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공간이라는 인사동의 정체성과 현대성을 담아 만드는 조형물인 만큼 앞으로 이 지역의 명물이자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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