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고충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죠. 민생 현장에서 얻은 밑바닥 여론을 의정활동에 적극 반영할 생각입니다.”
‘1일 택시운전사’로 변신해 대구 시내를 누빈 대구시의회 김충환(47) 부의장은 14일 밝은 얼굴로 이같이 말했다.
대구시의회 경제교통위원회 소속인 그는 13일 오후 5시 반부터 밤 12시경까지 6시간 정도(저녁 식사 시간 제외) 모 택시회사의 택시운전사가 돼 승객을 태운 채 거리 곳곳을 다녔다.
그가 이날 택시운전사로 일하고 손에 쥔 수입금은 3만1100원으로 오후반 택시운전사의 사납금 목표액(8만1000원)에도 훨씬 못 미쳤다.
그는 “이번 체험으로 택시운전사들의 어려움은 물론 승객들과의 짧은 대화를 통해 지역 경제의 실상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손님들에게 말을 걸어보니 의외로 먹고 사는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았어요. 지역에 일자리가 너무 없어 젊은 사람들의 취업이 걱정이라며 대기업을 지역에 유치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승객이 많았습니다.”
그는 “시내를 돌아보니 빈 택시도 많고 점포가 텅 비어 있는 상가가 눈에 많이 띄었다”며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구시와 대구시의원들이 더욱 분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민생체험을 위해 올해 8월 대구시운수연수원에서 교육을 받는 등의 절차를 거쳐 택시운전사 자격증을 땄다.
그는 “택시를 몰며 알게 된 지역 교통의 실상이 대구시의 교통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조만간 하루 종일 택시를 모는 전일제 택시운전사 체험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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