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북 익산과 김제시에서 발병한 AI 감염의 주범으로 ‘철새’가 지목되자 철새축제(21∼25일)를 앞둔 군산시가 그 진위를 가리기 위한 세미나를 24일 군산워커힐호텔에서 연다.
군산시는 70만 마리의 각종 철새가 찾아오는 금강호 주변에서 매년 철새축제를 열고 있지만 ‘철새가 AI의 감염원’이라는 주장 때문에 관광객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AI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세미나를 마련했다.
지금까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등 방역당국은 AI가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전파 경로를 야생 겨울철새에서 찾고 있다.
방역당국은 월동기를 맞아 이동을 시작한 철새가 닭 농장의 먹이를 먹거나 분비물을 흘려 닭과 오리 등의 가금류에 감염시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국은 지난해 익산(1차)과 김제(2차)에서 발병한 AI의 잠복기와 사료 납품업체가 서로 다른 점 등으로 미뤄 1차에서 2차 지역으로 전염되기보다는 비슷한 시기에 철새에 의해 동시다발적으로 감염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익산과 김제는 ‘철새 천국’인 금강호와의 거리가 불과 10∼20km로 가까워 철새를 통한 발병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 및 조류전문가의 견해는 다르다.
군산철새조망대 한성우 연구사는 “금강 철새의 분변을 샘플 조사한 결과 AI가 검출되지 않았다”면서 “AI를 유발하는 철새는 주로 유럽을 오가는 철새들이며 한국을 찾는 철새의 이동 경로는 AI 발생국의 철새 이동 경로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환경단체들도 “AI는 유전적 다양성이 없이 밀집돼 사육되는 가금류에서 발병 가능성이 높다”면서 “AI는 철새의 이동이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좁은 닭장 속에서 키워지는 가금류와 수출입을 통해 이 가금류가 전 세계로 옮아 다니는 유통구조에서 찾아야 한다”며 방역당국의 주장을 반박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AI의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해 양계농가는 물론 철새축제를 열고 있는 전국 자치단체의 걱정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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