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기 ‘등급 동점’ 골치… 영역별 우선순위 변수

  • 입력 2007년 11월 21일 03시 00분


서울대 2∼3배 뽑는 1단계 전형 동점자 모두 합격

고려대 외국어>수리>언어>탐구 순서로 당락 가려

연세대 人文경우 언수외 총점>언어>외국어>수리

등급제가 처음 도입된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 4개 영역별로 1등급을 받는 동점자가 9월 수능 모의평가 기준으로 7900∼2만73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면서 수험생들이 대입 지원에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완전 등급제에선 같은 등급 비율에 들면 원점수 차이 등에 상관없이 모두 동일 실력으로 처리하는 등급제의 맹점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고 대학들도 동점자 처리 기준을 서둘러 마련하고 있다.

▽등급제에 동점자 속출=입시기관들은 9월 모의평가 등급 비율에 2008학년도 수능 지원자(58만4890명)를 적용해 단순 환산하면 1등급은 언어(4.51%)는 2만6326명, 수리 ‘가’형(6.17%)은 7912명, 수리 ‘나’형(4.34%)은 1만7768명, 외국어(4.68%)는 2만7300명이 같은 등급으로 동점자가 된다고 분석했다.

2007학년도까지는 수능 등급과 함께 표준점수라는 보완 성적을 제공함으로써 1등급 내에서도 3∼9개의 표준점수로 학생의 실력을 변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완전 등급제로 1등급은 상위 4%, 2등급 7%, 3등급 12% 내에 들면 동일 등급으로 처리하는 바람에 4개 영역에서 최대 83점까지 차이가 나는 불합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또 9월 수능 모의평가나 이번 수능처럼 수리 ‘가’형이 너무 쉽게 출제되면 1등급 기준비율(4%)을 훨씬 초과하거나 한두 문제만 틀려도 2등급으로 떨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청솔학원은 20일 수험생 4만5000여 명의 가채점 점수를 분석한 결과 수리 ‘가’형의 100점 만점자 비율이 9월 모의평가 추정치인 3.8%보다 늘어난 4.3%여서 1등급 구분 점수가 100점이고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러운 전망치를 내놨다.

▽수험생, 동점자 기준도 주목해야=대학들은 동점자 속출에 대비해 수능 영역별 또는 전형 요소별 우선순위를 정해 동점자를 처리하는 방안을 세우느라 고심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은 정시모집에서 수능, 대학별고사, 학교생활기록부 순서로 동점자 중에서 합격자를 골라내기로 했다. 상위권 대학 대부분이 도입한 수능 우선선발전형의 경우 대부분 수능에서 영역별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수능을 지원자격으로만 활용하는 서울대의 경우 1단계에서는 정원의 2배수를 뽑는 인문계와 3배수를 뽑는 자연계 모두 동점자는 일단 전부 합격시킨다. 2단계의 동점자 처리 기준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비슷한 성적의 수험생이 몰리는 고려대와 연세대는 수능 우선선발에서 우선순위를 두는 영역이 달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고려대는 외국어, 수리, 언어, 탐구영역 성적의 순서로 동점자를 가린다. 그래도 동점자가 나오면 논술 성적을 적용하고 논술까지 동점이면 모두 선발한다.

연세대는 인문계의 경우 언수외 등급 총점을 따진 뒤 언어, 외국어, 수리, 사회탐구 성적 우수자 순서로 동점자를 선발한다.

일반전형에서는 고려대와 연세대 모두 수능, 논술, 학생부 성적 순서로 동점자를 가린다. 다만 고려대는 일반전형에서도 수능 외국어, 수리, 언어, 탐구 순으로 합격시킨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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