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합천 해인사 비로자나불 재난대비 안전장비 설치

  • 입력 2007년 11월 21일 06시 36분


국내 최고(最古)의 목조불상인 경남 합천 해인사(주지 현응 스님)의 ‘통일신라 동형 쌍불 목조 비로자나불’이 특수설비로 안전하게 보존된다.

해인사는 20일 “비로자나불을 봉안하기 위해 새로 지은 대비로전이 목조 건물인 점을 감안해 화재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첨단장비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대비로전에는 열감지기가 있어 화재 시 불단에 모셔진 불상이 자동으로 6m 깊이의 지하 별실로 내려간다. 별실 출입구는 열과 연기, 무거운 중량에 견딜 수 있는 2중 차단장치가 갖춰졌다. 별실은 사방이 30cm 두께의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웬만한 폭발에도 안전하다.

이들 장비는 유압에 의해 자동으로 움직이지만 보수공사 등을 위해 수동 조작도 가능하다.

해인사는 낙산사가 화재 피해를 보았던 2005년 해인사를 찾은 노무현 대통령이 약속한 특별지원금 30억 원으로 비로자나불 영구 보존사업을 추진해 2년 만에 마쳤다.

해인사 홍보국장인 종현 스님은 “불이 나면 청동불상도 녹아내린다”며 “이 같은 첨단설비가 갖춰진 사찰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사찰은 설비 최종 점검과 시연을 마치고 23일 비로자나불을 대비로전에 봉안한 뒤 24일 오후 신도와 정부 관계자 등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낙성법회를 열 예정이다.

쌍둥이 비로자나불은 원래 해인사 법보전과 대적광전에 따로 모셔져 있었다. 그러나 2005년 6월 법보전 비로자나불의 금칠을 다시 하는 개금불사를 위해 불상의 뱃속 유물을 개봉하는 과정에서 ‘중화 3년(서기 883년) 제작됐다’는 글이 발견돼 국내 최고의 통일신라 목조 불상으로 밝혀졌고, 대적광전의 불상과 크기와 모양이 같은 사실도 확인됐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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