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구석기시대 유물이 발견된 충북 청원군 강외면 만수리 유적의 연대가 54만∼56만 년 전으로 추정됐다.
25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한양대와 공동으로 연대추정작업을 해 온 일본 도시샤(同志社)대 마쓰후지 가즈토(松藤和人) 교수는 24일 열린 국제세미나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신문은 중국 베이징(北京) 근교에서 발견된 베이징 원인(原人)의 유골이 30만∼60만 년 전 것으로 추정된다며 마쓰후지 교수의 연구결과는 비슷한 시기에 한반도에도 원인이 진출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2005년 발견된 만수리 유적은 지하 6m 깊이에 3점의 석기가 묻혀 있었다.
마쓰후지 교수 등은 빙하기의 흰 모래 층과 온난한 간빙기(間氷期)의 붉은 지층이 겹겹이 쌓인 점을 토대로 과거 반복됐던 빙하기-간빙기의 연대와 이를 비교해 유적의 연대를 추정했다.
이런 연대 판정법은 고고학계에서는 비교적 새로운 것으로, 일본의 지질학자들은 과학적 연대 측정 방법의 하나인 ‘고지자기(古地磁氣)법’ 등을 이용해 그 타당성을 증명했다.
고지자기법은 과거로 올라갈 경우 암석의 자석 성질이 현재와는 다르다는 점을 이용해 유물과 유적의 연대를 측정하는 방법이다.
마쓰후지 교수는 이 같은 방법으로 경기 연천군 전곡읍 전곡리 유적이 30만 년 전 것이라고 측정한 바 있다.
사토 히로유키(佐藤宏之·고고학) 도쿄(東京)대 교수는 “한국과 일본 사이는 30만 년 전까지는 육지로 연결된 시기가 몇 번 있다”면서 “한반도까지 원인이 진출했다면 일본에도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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