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면에는 총 169개의 섬이 있다. 그러나 토지대장이나 지적도 등 지적공부(公簿)에 등록된 섬은 90개뿐이다. 나머지 79개는 주인 없이 버려진 섬이다.
행정자치부가 최근 새롭게 찾아낸 전국의 미등록 섬(크기 1m² 이상)은 모두 1419개.
1910년대 일제가 만든 지적공부를 아직까지 사용하면서 1000개가 넘는 섬이 빠져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이미 지적공부에 등록돼 있는 2991개의 섬을 더하면 한국의 섬은 총 4410개가 된다. 이날 행자부는 한국 영해 안에 아직 등록되지 않은 섬들을 조사해 지적공부에 등록하는 사업을 2010년까지 끝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박명재 행자부 장관, 박우량 신안군수 등은 이날 홍도에서 ‘전국 미등록 섬 지적등록 계획 선포식’을 열었다.
○ 여의도 면적 11배 땅 새로 등록
이 중 육지에서 가장 먼 미등록 섬은 강원 삼척시에서 229.3km 떨어진 곳에 있다. 미등록 섬 중 가장 큰 섬은 전남 여수시 삼산면 초도리 본섬에서 900m 떨어진 섬으로 면적은 약 20만 m²다.
행자부는 모든 미등록 섬을 국유재산법 8조에 따라 국유재산으로 등록할 예정이다.
우선 올해 말까지 시범사업지역으로 지정된 전남 신안군 홍도와 대흑산도 주변의 섬들에 대한 정밀 측량을 마칠 계획이다.
이어 내년에 예산 확보 등 사전준비를 한 뒤 2009년 1월 1일부터 1년간 전국의 모든 미등록 도서에 대한 측량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적공부 등록은 2010년 말까지 진행된다.
행자부 관계자는 “미등록 섬은 오랜 기간 자연환경이 보전돼 생태적, 환경적 가치가 높다”면서 “미등록 섬의 등록으로 효과적인 국토 활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섬 등록으로 향후 영토분쟁에도 대비
일본은 1993년 도쿄에서 서남쪽으로 1740km 떨어진 태평양의 한가운데에 있는 10m² 크기의 작은 암초에 콘크리트를 둘러쳐 ‘오키노도리(沖ノ鳥)’라는 인공 섬을 만들었다.
일본은 이곳을 자국의 최남단 영토라고 주장하며 섬 주변 200해리를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선포해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처럼 미등록 섬을 등록하는 작업은 국가 간 영토 분쟁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번에 조사된 미등록 섬 중 크기가 가장 작은 섬은 전남 고흥군 도양읍 봉암리 섬에서 400m 떨어진 곳에 있는 면적 6m²짜리 섬이다.
행자부 측은 “이 섬은 면적은 작아도 한국 국토의 일부로 영토 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홍도에 지적위성 기준점 설치
행자부는 이날 홍도에 ‘지적위성 기준점’을 설치했다.
행자부는 미등록 섬 등록 사업과 함께 일제강점기부터 사용하던 ‘도쿄 측지계(일본 도쿄에 있는 원점을 측량의 기준으로 하는 거리측정 원칙)’를 국제 표준인 ‘세계 측지계’로 바꾸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홍도에 설치된 지적위성 기준점은 전국에 설치할 1200개 기준점 중 하나로 세계 측지계의 원칙에 따라 설정된 것이다.
홍도=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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