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 없다”=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현직 교사 86명으로 구성된 대학진학지도지원단이 분석한 수능 영역별 등급 구분 점수 등 입시정보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25일 갑자기 이를 취소했다.
진학지도지원단은 지난해 서울 시내 고교의 수능 가채점 성적을 분석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공식 발표에 앞서 수능 등급 구분점수 등을 가장 정확히 예측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때문에 26일 서울시교육청이 주최한 ‘2008 대입 정시전형 교사 진학지도 설명회’에 일선 진학지도 교사 1100여 명이 몰렸으나 수능 등급구분 점수 등 ‘진짜 정보’를 얻지 못해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덕성여고 장세호 교사는 “사설 입시기관의 예상치 외에는 등급을 예측할 자료가 전혀 없어 성적 발표 전까지는 입시 상담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왜 갑자기 취소했나=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 이남렬 교육연구사는 “등급 구분 점수를 구하기가 쉽지 않고 대학마다 등급 환산점수가 달라 등급 자체의 중요성은 다소 떨어진다”면서 “공개 결과와 실제 결과가 다르면 혼란이 더 커질 수 있어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진학지도지원단의 한 교사는 “대략적인 영역별 등급 구분 점수는 이미 나왔지만 수리 ‘가’형의 1등급 구분 점수가 100점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면서 “수능 난이도 조정에 실패했음을 보여 주는 내용을 발표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입시기관보다 조사 대상이 크고 실제 성적을 분석하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은데 시교육청이 학생의 편의보다는 정치적 결정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진학지도지원단의 다른 교사는 “수험생이 등급 구분 점수를 궁금해 하니 공개하자는 의견도 많았다”면서 “그러나 시교육청이 ‘예상치와 실제 결과가 다르면 혼란이 더 커진다’며 비공개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대학도 “나 몰라라”=대학마다 다른 수능 등급 간 점수 차이나 영역별 가중치 등도 실제 전형에서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려워 도움이 안 된다는 불만의 소리가 높다.
이러다 보니 대학별, 학과별 서열화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학의 예년 입시 결과라도 알려달라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고려대가 최근 입시설명회를 통해 2007학년도 합격자들의 수능 평균 등급을 공개한 것과 건국대가 진학지도 교사 설명회에서 일부 학과의 2007학년도 합격자 원점수와 표준점수 일부를 공개했을 뿐이다.
수험생 부모인 김은애(43·여) 씨는 “대학들이 전년도 입시 결과라도 공개하면 대학 선택에 많은 도움이 되겠다”며 “수험생은 더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도 교육 당국이나 대학 모두 모른 척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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