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생산유발 - 9만명 고용창출 ‘경제 월드컵’

  • 입력 2007년 11월 28일 03시 20분


“오늘 점심은 공짜” 27일 전남 여수시청 앞의 한 식당은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여수가 결정된 것을 축하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점심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다. 여수=박영철 기자
“오늘 점심은 공짜” 27일 전남 여수시청 앞의 한 식당은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로 여수가 결정된 것을 축하하기 위해 시민들에게 점심 식사를 무료로 제공했다. 여수=박영철 기자
■ 경제효과 얼마나 될까

2012년 여수 세계박람회(엑스포)는 개최지인 전남 여수시뿐만 아니라 광주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국 경제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2012 여수 엑스포 개최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가 10조300억 원,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4조100억 원, 고용 창출 효과가 9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정부는 2012년 여수 엑스포가 개최되는 3개월 동안에만 국내외에서 약 800만 명의 관람객이 여수시와 인근 지역을 찾아 지역 경제 활성화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여수 엑스포가 서남해안 일대 개발을 촉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박람회 개발 용지의 사후 활용 계획에 따라 여수항 일대가 관광·레저항으로 변모할 경우 여수가 남해안 관광벨트 사업의 거점 도시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또 해양 관련 업계에서는 첨단 해양 과학기술이 비교 전시되는 여수 엑스포를 통해 현재 세계 10위권 해양국가인 한국이 장기적으로 세계 5대 해양 강국(强國)으로 발돋움하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재계에서도 여수 엑스포 유치 성공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경제 월드컵인 여수 엑스포는 전 세계 관람객들의 방문으로 국가 경제 및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한민국 브랜드를 전 세계에 널리 알려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영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나머지 경제단체도 환영 성명을 내고 “여수 엑스포를 통해 경제 활성화와 대외신인도 제고 등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민관이 합심해 대회를 잘 치르자”고 당부했다.

다만 재계 일각에서는 국제행사를 잘 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설관리 활용 등 개최 이후를 대비하는 치밀한 전략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과거 일회성 이벤트 성격이 짙은 국제행사에 과도한 자원을 투입했다가 나중에 시설관리 문제 등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았던 경험이 적지 않다”며 “정부는 장기적이고 넓은 안목에서 치밀한 계획을 마련해 여수 엑스포 개최의 경제 사회적 효과를 극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새벽 “여수, 코레!”에 얼싸안고 환호

“10년꿈 마침내 이뤘다” 온종일 축제

■ 환희의 시민들

“와∼ 여수가 이겼다.”

27일 오전 5시 50분경 전남 여수시 학동 여수시청 앞 광장.

대형 스크린을 통해 프랑스 파리의 세계박람회기구(BIE) 총회 투표 결과를 숨죽이며 지켜보던 여수시민들은 “여수, 코레!”라는 발표가 나오는 순간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다.

쌀쌀한 초겨울 날씨 속에서 10시간 넘게 응원전을 벌인 시민들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2012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가 여수로 확정되자 서로 얼싸안고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오현섭 여수시장이 파리에서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10여 년 동안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한마음으로 뭉친 시민들의 염원이 마침내 이뤄졌다”고 말하자 시민들은 “여수 만세”를 연호하며 박수를 쳤다.

수십 발의 축포가 밤하늘을 수놓는 가운데 여수시민들은 샴페인을 터뜨리고 애국가와 ‘아, 대한민국’을 부르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여수시민 이순례(55·여) 씨는 “30만 시민이 똘똘 뭉쳤고 정부 대표단과 유치위원회가 여수를 위해 열심히 뛰어 좋은 결과가 나왔다. 여수시민이라는 게 정말 자랑스럽다”며 감격에 겨워 울먹였다.

청사 안에서 철야 근무를 하며 상황을 지켜보던 여수시 공무원들도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여수시 엑스포유치지원과의 이을식(52) 씨는 “한 차례 고배를 마신 적이 있기 때문에 전 직원이 비장한 각오로 뛰었다”며 “4월 BIE 실사단에 여수의 유치 역량과 시민들의 열정을 보여 준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오전 6시 반 여수 시립합창단의 마지막 축하공연이 끝났지만 여수시민들은 어깨춤을 추며 날이 밝을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해가 뜬 뒤에도 축제 분위기는 계속됐다. 하루 종일 여수시내에서는 읍면동별로 축하 행사가 이어졌다. 일부 음식점과 커피숍은 엑스포 유치를 기념해 식사와 차, 음료를 시민들에게 무료로 제공했다.

돌산대교 인근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김성희(60·여) 씨는 “엑스포를 유치한 오늘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아 손님들에게 차와 음료수를 무료로 내놨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 종화동 해양공원과 여수시청, 여수지방해양수산청에서는 축하 불꽃놀이가 벌어졌다. 전남 무안군 삼향면 전남도청에서도 이날 온종일 엑스포 유치 성공을 축하하는 도립국악단 등의 공연이 이어졌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 등 정부대표단은 30일 여수시 진남체육관에서 도민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2 여수 세계박람회 유치 성공 범국민보고대회’를 열어 여수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할 예정이다.

여수=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엑스포란▼

1851년 런던서 첫개최…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

엑스포(Expo)는 엑스포지션(Exposition)의 줄임말로, 전시회와 설명회를 뜻하며 세계박람회로도 불린다.

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의 하나로 꼽힌다. 인류가 이룩한 업적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일정한 주제하에 한자리에서 비교 전시하고 비전을 제시하며 개최국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목표다.

근대적 의미의 엑스포는 1851년 영국에서 개최된 런던 엑스포를 시작으로 2005년 일본 아이치 엑스포까지 105차례 개최됐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30회로 최다 개최했고, 프랑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은 1889년 파리 엑스포를 위해 세워진 임시 구조물이었지만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됐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1970년 오사카 엑스포를 처음 유치한 이후 가장 많은 4차례를 개최했고, 한국은 1993년 대전 엑스포를 개최한 것이 유일하다.

세계박람회는 등록박람회와 인정박람회 등 2가지로 나뉜다.

등록박람회는 5년에 한 번씩, 주제와 면적에 제한 없이 6주∼6개월간 개최할 수 있다. 일본 아이치 엑스포와 2010년 중국 상하이 엑스포가 등록박람회다.

인정박람회는 등록박람회 사이에 명확한 주제를 갖고 1회 열리며 25ha 미만의 면적에 3주∼3개월 개최할 수 있다. 대전 엑스포와 이번에 한국이 유치한 2012년 여수 엑스포가 이에 해당한다.

한편 세계 각지에서 엑스포가 무분별하게 개최되면서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자 1928년 31개국 대표들이 프랑스 파리에 모여 ‘세계박람회에 관한 협약’을 체결해 공인제를 도입하고 세계박람회기구(BIE)를 설치했다.

이에 따라 1934년 미국 시카고 박람회 이후 모든 세계박람회는 BIE의 엄격한 심사와 공인을 거쳐 열렸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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