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활성화” 구호만 요란

  • 입력 2007년 11월 28일 03시 20분


교육인적자원부가 위기에 처해 있는 인문학을 살리겠다며 100억 원 넘는 예산을 투입한 인문학 특성화 사업이 알맹이 없는 사업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수도권 8개 대학에 3년간 총 110억 원이 넘는 돈이 투입됐지만 학생들의 외면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 인재 양성을 위한 인문학 교육의 혁신’을 목표로 한 서울대는 2005년부터 해마다 약 5억5000만 원씩 총 16억2000여만 원을 지원받았다.

그러나 새로운 인문학교육 모형을 개발하겠다는 당초의 계획과는 달리 교육과정 분야에서 3개의 과정을 새로 개설하는 것에 그쳤다.

그나마 개설된 과정들도 수강생이 문과대 강의당 평균 수강생 12명에도 못 미치고 있다. ‘지식정보화시대 신 인문학’을 정립하겠다고 나선 성균관대의 성적표도 초라하다.

인문학에 경제·경영학을 결합한 ‘유라시안지역경제’ 등 2개의 연계전공 과정에는 전체 1700여 명의 문과대생 중 2005년 12명, 2006년 27명만이 참여했다.

특히 일부 대학은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관광 수준의 단기간 해외 연수나 기자재, 도서 구입비 등에 특성화 사업비를 끌어다 쓰기도 했다.

서울대, 연세대, 인천대 등은 대학 경상비로 처리해야 하는 기자재 구입비 등에 수억 원의 사업비를 사용했다 교육부로부터 예산 삭감 조치를 받기도 했다.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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