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사람/‘2007 대구시자원봉사대상’ 김용임 씨

  • 입력 2007년 11월 28일 06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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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그마한 힘이라도 돼 주고 싶어 노력해 왔을 뿐입니다. 남에게 자랑할 일이 아닌데…. 저에겐 너무 과분한 상인 것 같아요.”

‘2007 대구시자원봉사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천자봉사단 단장 김용임(56·여·대구 남구 대명동) 씨는 27일 집에서 지인들이 보내온 축하 꽃다발을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시상식은 12월 7일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되는 대구자원봉사자대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2003년 제정된 이 상은 대구시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묵묵히 헌신해 온 봉사자를 발굴해 포상하기 위해 마련했으며 김 씨를 5회 수상자로 선정했다. 그가 봉사활동에 뛰어든 것은 1984년.

남구새마을부녀회에 가입해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고 집에 찾아가 도배를 하는 등 ‘소박한’ 활동을 한 그는 1997년부터 형편이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장애인을 도우려고 남구 곰두리봉사연합 봉사단에 가입했다.

이후 3년간 장애인 사랑을 실천한 그는 좀 더 체계적으로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2000년 남구지역 40∼50대 주부 20여 명과 함께 천자봉사단을 만들었다. ‘하늘 같은 이웃사랑의 정신을 자녀들에게 보여 주자’는 뜻으로 천자(天子)봉사단이란 이름을 지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봉사활동을 위해 각자 매달 1만5000원의 회비를 내고 있으며 부족한 비용은 수시로 헌옷 수선 바자와 농산물 직판전 등을 통해 마련하고 있다

이 봉사단은 남구지역 등록 장애인 2600여 명을 위해 매년 장애인과 그 가족이 함께하는 ‘지체장애인 한마음 바다체험대회’를 열고 있다.

올해 8월 중순 경북 영덕군 장사해수욕장에서 열린 이 대회에는 주부 등 봉사단원 12명과 장애인과 가족 등 150여 명이 참가했다.

그는 “장애인들과 함께 바닷가에 도착한 뒤 모래사장에서 마음껏 뒹굴고 놀며 스트레스를 함께 풀었다”며 “거동이 불편한 이들이 탁 트인 바다를 보면서 재활의 의지를 다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지가 마비되는 루게릭병에 걸려 3년째 거동을 못하는 김모(38·남구 봉덕동) 씨 가정을 정성을 다해 돕고 있다.

김 씨가 난치병에 걸려 부인과 자녀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봉사단원들과 매주 1회 밑반찬 등을 만들어 전달하고 있다.

올해 12월 25일 김 씨의 4, 6세 된 두 아들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도 준비했다는 그는“자원봉사활동이 자녀 교육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배운다고들 하지 않아요. 아이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싶었습니다.”

그는 “장애인의 몸을 씻겨 주고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과 김치 한 포기, 밥 한 공기를 나눠 먹을 때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다”며 “누구라도 어려운 이웃을 위한 일을 하면 이런 느낌을 맛볼 수 있다”며 웃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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