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1만원 절도’ 5년 도피생활

  • 입력 2007년 11월 29일 03시 02분


도서관서 지갑훔친 30대 막일로 전국 떠돌다 잡혀

대학 도서관에서 1만 원이 든 지갑을 훔쳤다가 5년간 도피생활을 해 오던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8일 강원 춘천경찰서에 따르면 대학을 중퇴한 최모(36) 씨는 2002년 4월 말 공부할 생각으로 춘천의 한 대학 도서관을 찾았다가 졸고 있던 강모(20·여) 씨의 지갑을 훔쳤다.

훔친 지갑을 품속에 넣으려는 순간 한 학생이 “소매치기야” 하고 소리를 쳤고 겁에 질린 그는 달아났다. 쫓아오던 서모(24) 씨에게는 흉기로 겁을 주기도 했다.

최 씨의 도피생활은 그렇게 시작됐다. 지갑을 돌려주고 싶어도 이미 버린 상태였고 흉기는 낚시용으로 평소 휴대하던 것이었지만 면죄부가 될 순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최 씨는 이때부터 가족과 연락을 끊고 5년 동안 강원도의 강릉, 평창, 태백, 삼척 일대 공사현장에서 막일을 하며 생활했다. 한곳에 오래 머물면 발각될까봐 월세방을 전전하던 최 씨는 결국 이달 26일 평창의 한 검문소에서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도피생활을 하는 동안 절도 행위는 하지 않은 것 같다”며 “한순간의 충동이 젊은이의 인생을 확 바꿔 놓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춘천경찰서는 이날 준강도 등의 혐의로 최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춘천=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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