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과 등 필수 진료과 ‘젊은 피’가 안몰린다

  • 입력 2007년 12월 3일 03시 03분


올해 전공의(레지던트) 모집에서도 피부과 성형외과 안과 등 인기 과는 전공 희망자가 넘친 반면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은 미달 사태가 빚어지는 등 ‘전공 양극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전국 56개 주요 의료기관이 26개 과에서 2008년도 전공의 모집 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2714명 모집에 3083명이 지원해 평균 1.1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의료기관들에 따르면 흉부외과는 58명을 모집했지만 27명(46%)만 지원해 크게 미달했다.

또 산부인과는 148명 모집에 82명, 병리과는 68명 모집에 40명, 외과는 221명 모집에 134명, 소아청소년과는 169명 모집에 125명만 지원했다.

반면 피부과와 성형외과 안과 정형외과 내과 등 최근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과목은 지원자가 크게 몰렸다.

피부과는 62명 모집에 102명, 성형외과는 69명 모집에 109명, 정형외과는 156명 모집에 237명, 내과는 466명 모집에 682명, 안과는 92명 모집에 127명이 지원했다.

서울대병원은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4개 과가, 세브란스병원은 흉부외과 산부인과 병리과 등 3개 과가 미달됐다. 가톨릭의료원과 전남대병원 등은 7개 과가 미달됐다.

가톨릭의료원 흉부외과는 5명을 모집했으나 1명만 지원한 반면 성형외과는 6명 모집에 14명이 지원했다.

산부인과 등에 지원자가 적은 것은 의료사고 위험 등 업무 부담은 과중한 데 비해 수입이 적고 저출산 현상으로 환자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성형외과 피부과 등은 미용과 참살이(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고수익이 보장돼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비인기과에 대한 지원자가 줄자 보건복지부는 내년부터 산부인과 전공의에 대해서도 월 50만 원의 수련보조수당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전공의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 이정렬(소아흉부외과 교수) 교육연구부장은 “전공의 지원자가 미달되는 흉부외과 등은 핵심 전공 분야이기 때문에 우수 인력이 필요하다”며 “중요 전공에 대한 의료보험수가 현실화, 의료사고보험 도입 등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의료 인력 수급 불균형을 개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191개 수련병원 및 의료기관은 올해 3909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16일 필기시험, 18일 면접 및 실기시험을 거쳐 20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미달 인원은 21∼26일 추가 모집한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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