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왜군 무찌른 허수아비’ 널리 알린다

  • 입력 2007년 12월 3일 07시 13분


임진왜란 당시 ‘허수아비 전술’로 유명한 전남 강진 출신 의병장 퇴음당 염걸(退隱堂 廉傑·1545∼1598) 장군을 기리는 기념사업이 추진된다.

강진군은 2일 “임진왜란 당시 허수아비로 왜군을 유인하여 승리를 거둔 강진군 대구면 미산마을 해안에 전승기념비와 사당 정각을 세우는 등 염 장군 전승기념사업을 본격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군은 고증자료를 수집하고 미산마을 일대 터 6000m² 매입에 들어가 내년 8월 광복절 이전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전승지로부터 10여 km 떨어진 강진군 칠량면 율변리에서 태어난 염 장군은 1597년(선조 30년) 왜적선이 강진만 구십포(현 구강포)에 나타나자 의병 300여 명을 모아 전투에 나선다.

그는 아군의 병력이 초라해 보이지 않도록 바닷가에 허수아비 수백 개를 세워 위세를 과시하는 전술을 펼쳐 왜군을 정수사 골짜기로 유인해 대파하는 전과를 올렸다.

당시 동생 서, 경 형제와 그의 아들 홍립이 함께 인근에 진을 치고 있던 충무공 휘하에 들어가 장흥 노량 거제전투 등에 잇따라 참가했다가 결국 모두 전사한다.

한 가문 2세에 걸쳐 4명의 충신이 났다는 소위 ‘일문이세사충(一門二世四忠)’의 기록은 역사상 매우 드문 일로 꼽힌다.

강진군은 청자문화제 기간에 이 전승지 주변 해안선을 따라 1km가 넘게 염걸 장군과 허수아비 전술을 재현해 관광객들의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김광석(59) 강진도서관장은 “염걸 장군의 순국정신은 조정이 사후 병조판서의 관직을 추증한 사실로도 증명된다”며 “이번 기념사업이 후세에 그의 업적을 전하고 고향 강진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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