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대전에서 93일간 열린 대전엑스포(세계박람회)는 관람객이 1400만 명이나 됐고 국내 과학기술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당시 성공적으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대회 이듬해 과학공원으로 이름이 바뀐 대전 엑스포시설은 지금까지 돈만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1회성 행사에 주력해 시설의 사후 활용 방안에 대한 뚜렷한 대비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여수 엑스포 성공을 위해서는 대전 엑스포의 시행착오를 타산지석으로 삼고 역대 개최국의 엑스포 성과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일본이 패전국의 멍에를 벗고 선진국으로 거듭나는 데는 박람회가 크게 기여했다. 일본은 지금까지 5차례 박람회를 개최했다.
1970년 아시아 최초의 박람회인 오사카 박람회에는 6422만 명이 관람하는 등 박람회 선풍을 일으켰다. 당시 일본은 하이테크 산업을 집중 소개함으로써 기술 강국의 틀을 다질 수 있었다.
아열대라는 독특한 기후조건과 전통 문화유적을 갖춘 오키나와는 엑스포 이후 관광산업이 급신장했다. 엑스포 시설물을 활용해 세계적인 해양관광지로 떠올랐으며 레저와 스포츠 시설까지 겸비해 연중 해외 방문객들로 북적인다.
엑스포로 세계 중심 도시로 우뚝 선 대표적인 곳은 프랑스 파리다. 8차례 박람회를 유치한 파리는 1889년 프랑스 혁명 100주년을 기념해 유치한 엑스포의 임시 구조물로 만든 에펠탑이 세계적 명물로 자리 잡았다.
1998년 포르투갈 리스본 엑스포는 쓰레기 단지와 폐유 저장소 등 혐오시설 밀집 지역이었던 개최지를 첨단 상업단지와 공공기관 단지로 탈바꿈시켰다.
1992년 스페인 세비야 박람회도 전시시설을 첨단과학 기술단지와 레저문화 시설로 활용해 세비야 공항 이용객이 개최 이전보다 3배나 늘었다.
여수시는 4월 세계박람회기구(BIE) 현지 실사 때 박람회 시설을 관광과 레저를 중심으로 하는 ‘준도시’로 조성한다는 사후 활용 방안을 제시했다.
시는 항만으로서 특색을 강화하면서 해양관광도시 개발에 필요한 수변위락 및 업무시설, 문화시설, 거주시설 등을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김재곤 여수시 기반조성과장은 “내년 상반기에 엑스포특별법이 제정되고 조직위원회가 꾸려지면 활용 방안에 대한 마스터플랜 용역이 실시될 것”이라며 “사후 활용이 엑스포 성패를 가를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하고 면밀하게 밑그림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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