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동창에서 대학동창으로, 회계사에서 나란히 법조인이 된 김동관-김영신(30)씨 부부.
김씨 부부는 97년 광주과학고를 졸업한 뒤 서울대 산업공학과에 나란히 진학한 고교ㆍ대학 동창으로 고교시절부터 절친하게 지내다가 2003년 결혼했다.
2000년과 2001년에 각각 공인회계사시험에 합격한 이들은 국내 대형회계법인을 다니다 사법시험에 도전한 지 각각 2년과 3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동반 합격의 영광을 얻었다.
회계사 업무를 하면서 법적 지식이 없어 때때로 업무가 막혔던 이들은 자신들만의 전문 분야를 키우기 위해 높은 연봉의 회계법인을 그만 두고 법학공부를 하기로 뜻을 모았다.
아내인 영신씨가 2004년 먼저 공부를 시작했다.
경제적인 문제를 최소화하려고 동관씨는 1년 뒤 시작했지만 둘이서 사용하는 학원 비용과 독서실 비용으로 점차 줄어드는 통장에 마음은 조급해져 갔다.
건강도 나빠지고 공부에 지친 탓에 때로 부부싸움을 하기도 했지만, 언제 끝날 지 모르는 기나긴 여정에 오른 이들 부부는 서로를 믿고 북돋워주며 시험을 준비했다.
동관씨는 "먼저 사시를 공부한 아내가 노하우를 가르쳐 줘서 별다른 시행착오 없이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신혼집이 신림동이어서 고시촌과 가까웠기 때문에 이들은 신혼집이 아닌 학원과 독서실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냈고 식사도 식당에서 해결했다.
집에 와서도 잠들기 직전까지 서로 토론을 벌이면서 때로는 둘도 없는 동반자이자 선의의 경쟁자로서 서로를 격려해 준 것이 합격의 원동력이었다고 이들은 말했다.
전문 분야를 키우기 위해 조세와 기업법무에 관심이 많다는 김씨 부부는 그러나"사회로부터 소외받는 소수 계층들을 이해하고 도와줄 수 있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결혼 5년차인 김씨 부부는 그동안 공부 때문에 2세도 갖지 못했지만 6월말 2차시험을 끝낸 뒤 2세까지 갖게 돼 두 배의 기쁨도 맛봤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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