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김 씨가 주가조작을 위해 세운 유령회사 및 대표이사의 이름은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이름과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일러룸’은 전화로만 주식 거래를 중개하는 ‘무허가 증권 중개소’를 가리키는 미국 속어. 2000년 개봉한 이 영화에서는 일확천금의 꿈을 이루기 위해 대학을 중퇴하고 증권사에 뛰어든 세스 데이비스가 주인공이었다.
데이비스는 자신이 취업한 회사 ‘JP말린’이 멀쩡한 증권회사인 줄 알았지만 나중에 주가조작을 일삼는 보일러룸임을 알게 된다. 영화에서는 JP말린 측이 주가조작에 이용하는 유령회사 이름이 ‘메드 패턴트 테크놀로지스’로 나온다.
이 회사 이름을 따 김 씨는 자신이 설립한 유령회사의 이름을 ‘메드 패턴트 테크놀로지스’로, 유령회사의 대표이사 이름은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의 이름인 조반니 리비시로 정한 것.
수사팀의 한 검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옵셔널벤처스 사무실에 있는 김 씨의 책상에서 영화 보일러룸 DVD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영화 속 주인공 데이비스는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온갖 불법을 저지르는 조직이라는 것을 알고 갈등을 겪다가 결국 미국연방수사국(FBI)에 밀고한다. 하지만 김 씨는 자신이 주도한 주가조작 범죄혐의를 부인하다가 끝내 검찰에 의해 구속 기소됐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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