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구청장 재선거에는 대통합민주신당 오경석(42) 후보와 한나라당 김은숙(62·여) 후보, 무소속 변종길(66) 후보가 맞붙었다.
한나라당 김 후보는 지난해 5·31 지방선거에서 당시 무소속 후보에게 1013표 차이로 석패한 바 있다. 1995년 한나라당 후보로 초대 민선 중구청장을 지낸 변 후보와 40대의 젊은 패기를 앞세우고 있는 오 후보는 다같이 ‘토박이론’을 앞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쟁점=전임 구청장의 낙마로 실시되는 이번 재선거에서 각 후보들은 ‘행정경험’의 유무를 놓고 치열한 격돌을 벌이고 있다.
행정경험이 전무한 오 후보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제 맛이 난다”며 “발로 뛰면서 주민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김 후보는 “상대측에서 행정경험 운운하지만 시청에서 10여 년간 과장과 국장을 지낸 것은 행정이 아니고 뭐냐”며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 주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초대 민선 구청장의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변 후보는 “구정은 최일선에서 벌어지는 종합행정의 바로미터”라며 “행정공백을 메울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선거에 무관심한 구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도 각 후보의 고민거리다.
오 후보는 “선거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라며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광복동과 남포동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식 유세전을 펼치고 있다.
김 후보는 “대선이 살아나야 구청장 선거도 살아난다”며 한나라당 조직을 총동원해 동네거리 청소, 노인정 어른돌보기 등 지역봉사를 통한 유세로 바닥표를 훑고 있다.
변 후보는 “상대 후보들은 ‘당’이 있어 괜찮지만 믿는 것은 주민뿐인데 분위기가 없어 큰일”이라며 아들과 함께 하루 수십 km를 걸으면서 주민들에게 표를 부탁하고 있다.
▽공약=토박이들답게 각 후보들은 중구의 사정을 훤하게 알고 있다. 따라서 각 후보의 공약도 큰 차별성은 없다.
오 후보는 노년층을 위한 노인전문병원 건립과 틀니사업 전개, 중풍환자에 대한 지원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후보는 광복로 시범가로와 자갈치연안 정비, 40계단 테마 거리사업의 연계와 용두산공원 부산타워 재건립 등 중구 재창조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변 후보는 노후아파트 재개발과 대청로 패션거리 육성, 보수동 복개로 주변 대학로 조성 등을 통해 새로운 중구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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