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수본부는 또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범인의 몽타주를 만들어 배포하고 키 170∼175㎝의 30대 중반 남자를 전국에 수배했다.
합수본부는 전날 경기 화성시 장안면 독정리에서 불에 탄 채 발견된 용의 차량에 대해 정밀 감식을 벌였으나 범인의 신원을 확인할 결정적인 단서는 발견하지 못했다.
합수본부는 그러나 용의 차량에서 수거한 목장갑에서 용의자 것으로 추정되는 DNA를 확보하고 범행현장에서 수거한 모자에 묻어 있던 혈흔과 대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용의 차량인 뉴 코란도 승용차 내부에서 발견된 '9118'로 변조된 '9148'호 번호판을 추적한 결과 10월11일 경기 이천시 중앙자동차센터에서 도난당했다고 신고된 차량의 번호판인 사실을 확인됐다.
합수본부가 중앙자동차센터 직원 등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범인은 10월1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도난된 그랜저 승용차를 타고와 "코란도 차량을 시승해 보겠다"며 용의 차량인 뉴코란도 승용차를 타고 달아난 것으로 밝혀졌다.
합수본부는 이에 따라 10월1일~12월 6일 전국 주요 도로에서 과속카메라에 단속된 '9148'과 '9118' 번호의 차량 12대에 대해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합수본부는 또 이동통신회사의 협조를 받아 범인의 도주 경로로 추정되는 강화 초지리~서서울톨게이트~청북톨게이트~화성시 장안면 풍무교 일대에서 범행시간 이후 사용한 휴대전화 중 범행경로와 이동시간에 공통적으로 사용한 휴대전화를 찾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합수본부는 이와 함께 사고 발생 직후인 6일 오후 6시10분 경기도 김포시 양촌면 양곡초교 옆 골목길에서 30대 남자가 흰색 코란도 차량 뒷면에 붙어있던 '대리운전' 글자를 떼어냈다는 제보에 따라 현장에서 대리운전 글자 조각 및 깨진 후미등 조각을 수거해 지문을 확인하고 있다.
합수본부는 용의자가 이 병장의 소총에 머리를 맞아 피를 흘린 점으로 미뤄 약국 등에서 약을 구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약국과 병원을 상대로 탐문수사도 벌였다.
합수본부는 인하대 병원에 입원 중인 이재혁(20) 병장을 상대로 범행 당시 상황을 조사한 결과 범인이 교통사고로 위장해 이 병장에게 접근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 병장은 "용의자가 박영철 상병을 차로 친 뒤 다가와 '교통사고를 내서 미안하다. 다친데 없느냐'고 물으며 총을 빼앗으려고 했다"며 "뿌리치려고 하자 범인이 칼로 옆구리와 입술을 찔러 총과 실탄 등을 빼앗기고 갯벌로 떨어졌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 결과 범인은 승용차를 타고 도주하기 전 차에 치어 쓰러져 있던 박 상병도 흉기로 찌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합수본부는 범인이 용의 차량을 불태우는 과정에서 다른 공범이 다른 차량을 미리 대기시켜 놓았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범행과 도주가 신속하게 이뤄진 점도 사전에 계획을 같이 한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합수본부는 목격자들이 밝힌 30대 괴한에 의한 단독범행이 아닌 최소한 2명 이상의 공동범행일 가능성에도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강화=이유종기자 pen@donga.com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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