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초등생 논술 클리닉

  • 입력 2007년 12월 10일 02시 59분


◎ 지난주 논제

다음 글을 읽고, 초등학교의 ‘점수형 성적표 부활’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논하세요. (600자 내외)

▶지난주 논제 전문은 easynonsul.com에 있습니다.

■ 논제 분석

‘수, 우, 미, 양, 가’는 각각 ‘빼어나다, 우수하다, 멋지다, 좋다, 이 정도면 된다’는 뜻이라고 한다. ‘수’에서 ‘가’까지 전부 좋은 말뿐이며, 나쁜 뜻은 하나도 없다. 점수 제도는 사실 가장 잘한 사람부터 가장 못한 사람까지 일렬로 줄을 세우는 것이지만, 되도록 성적이 나쁜 사람도 실망하지 않도록 배려하기 위해 이런 이름을 지었던 게 아닐까.

그 수우미양가가 초등학교에서 사라졌다가 나타났다가 하고 있다. 초등학교 교육은 굳이 성적을 매길 필요가 없으며 공부 자체에 의의를 둬야 한다는 주장과, 초등학교 시절부터 성적 줄 세우기를 하면 학생들이 자신감을 잃고 이기심만 키우게 되며, 지나친 사교육 등 부작용이 빚어질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성적 평가제도는 폐지됐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 다시 ‘일제고사’ 등을 보면서 성적 평가제도가 부활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평가제도를 통해 학생들의 실력을 키우고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 등이다.

사실 공부란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라고 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초등학교에서 대학까지 하는 공부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어딘가 도움이 되리라는 것, 적어도 안 배운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데는 대부분 공감할 것이다.

사람은 편한 것, 재미있는 것을 좋아하고 그렇지 않은 것을 꺼리게 마련이다. 공부가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대부분 즐겁지는 않다. 그러다 보니 성적을 매기고 경쟁이라도 시켜야 열심히 공부하지, 그렇지 않으면 마냥 놀기만 하고 공부는 뒷전일 거라는 걱정에도 나름의 일리가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뭐든 경쟁이 있어야 그만큼 노력하고, 좋은 성과가 나왔다.

하지만 성적을 매기는 일이 도리어 공부를 더욱 즐겁지 않게 한다고도 볼 수 있다. 초등학교 공부는 혼자서 하기보다 친구들이 함께 어울려 할 때가 많은데, 성적을 매길 경우 서로 협동하지 않거나 팀의 일부만 열심히 하고 나머지는 놀면서 덩달아 성적을 받는 식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가뜩이나 학원 과외, 학습지 과외가 많아서 힘든데 성적까지 매긴다면 지금보다 훨씬 과외가 많아질 거라는 걱정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학교에서 성적을 매겨 주지 않으니까 자기 실력을 평가하고 높이고 싶어서 과외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과연 어느 주장이 옳은 것인지 자신의 경험을 살려서 글을 쓰되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담아서, 모두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적인 글이 되도록 해보자.

핵심 연계 교과 분석

교과목 학년연계 단원
사회5-2 1.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

■ 학생글

김은영·부산 개림초등학교 6학년

학생의 점수와 학년 평균을 표기한 점수형 성적표는 잘못 되었다고 생각한다. 학부모는 자녀의 점수를 보고 부족한 과목을 보며 다른 시험을 대비할 수 있다고 하지만 학생들에게는 스트레스를 주며, 학원에서는 경쟁을 과열시킬 것이라고 한다. 초등학교의 점수형 성적표가 왜 잘못 되었는지 알아보자.

첫째, 학생들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준다. 부족한 부분을 많이 배우다 보면 싫증이 생겨날 수도 있다. 그 부족한 부분이 학생이 싫어하는 과목일 수도 있지만 학부모는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려고 이를 악물고 열심히 가르친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둘째, 성적 경쟁을 과열시킬 것이다. 이렇게 시험 대비를 해주면서 학생들은 공부를 한 결과가 나온다. 그때 점수가 낮은 친구를 놀리면서 너 잘났네, 나 잘났네 서로 경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면서 점수가 낮은 친구는 점수가 높은 사람에게 도움을 청하면서 서로 가르쳐 줄 수 있다.

교사들은 평균으로 반별 성적 순위를 세워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초등학교에서 점수형 성적표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김일우·부산 금정초등학교 5학년

글에서 보면 한 학생의 1차 학력평가 결과가 나와 있다. 이렇게 점수형 성적표를 발송하게 되면 시험을 잘 친 학생은 너무 거만해지거나 자만심이 가득해질 것이고 반면 잘 못 친 학생은 친구들의 놀림을 받거나 소외감을 느끼게 될지 모른다.

내가 4학년 때 학력평가를 쳤다. 그때 점수형 성적표가 나왔었다. 평균점수보다 점수가 높으면 아이들은 거만해지는 아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평균보다 낮은 아이들은 친구들과 사이가 멀어지고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도 있었다. 이렇게 점수형 성적표는 친구들과의 성적 비교로 스트레스를 높힐 수도 있다.

하지만 점수형 성적표는 좋은 점도 있다. 이렇게 점수를 공개하게 된다면 평균보다 자기 점수를 올리기 위해서 평소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래서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공부에 대한 자신감도 생길 것이다. 하지만 위의 내용처럼 또 다른 스트레스를 더 받지는 않을까?

나는 이런 점수형 성적표는 개인적으로 컴퓨터 e메일로 보내거나 편지로 발송하게 된다면 이런 문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족한 과목은 부모님이랑 상의해서 학원을 다니거나 학습지를 매일 꾸준히 푸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짧은 글에서 불필요한 내용 반복은 피하도록

■ 총평

김은영 학생의 글은 본론의 내용이 서론에서 상당 부분 중복되고 있습니다. 내용이 긴 글에서는 서론에서 본론을 요약해 미리 제시함으로써 독자의 관심을 끌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짧은 글에서는 불필요한 반복으로 내용을 허비했다는 인상을 줍니다.

김은영 학생은 두 가지 근거를 들어 점수형 성적표에 반대했는데요. 첫 번째 근거는 논리적 설득력이 약합니다. 글쓴이는 공부란 학부모와 교사를 위해 하는 것이라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그게 현실에 가까울 수도 있지요. 하지만 본래 공부란 학생 자신을 위해 하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알아서 그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것은 점수형 성적표의 장점으로 흔히 얘기되는데, ‘싫어하는 과목은 성적이 나빠도 좋다’,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는 것은 스트레스가 쌓이니 나쁘다’는 주장은 쉽게 긍정할 수 없겠죠.

두 번째 근거로 들고 있는 ‘친구들 사이에 지나친 경쟁 유발’은 설득력이 충분합니다. 경쟁으로 성적이 오른다지만 지나친 경쟁을 유발하는 것은 옳은 교육이라 보기 어렵죠. 하지만 마지막에 ‘점수가 낮은 친구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언급은 오히려 점수형 성적표를 긍정하는 주장이라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자신의 주장이 남에게 설득력을 갖는지 스스로 돌이켜보며 글을 쓰도록 합시다.

김일우 학생은 글을 두 가지 관점에서 썼군요. 점수형 성적표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모두 다뤘습니다. 그러나 ‘점수형 성적표가 주는 스트레스’라는 제목은 글의 내용이 부정적이기만 한 것처럼 생각하게 합니다. 또한 ‘내가 4학년 때…’ 이전의 내용은 서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스트레스를 ‘줄지도 모른다’는 예상이 내용입니다. 그런데 본론을 보면 실제로 스트레스를 ‘준다’는 내용이라 서론의 예상이 불필요해집니다. 글의 짜임새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하겠죠?

‘점수형 성적표는 스트레스를 주지만, 공부를 열심히 하게 만든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충분합니다. 점수형 성적표의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점수를 남에게 공개하지 않고 e메일 등을 사용한다’는 대안을 제시한 점도 아주 훌륭합니다. 다만 그 다음에 학원이나 학습지를 언급한 부분은 그리 좋은 대안이라 할 수 없습니다. 공부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되어도,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니까요.

글의 짜임새와 설득력에 대해 약간만 더 고민하는 습관을 들이면 아주 좋은 글을 쓰겠습니다.

이언정 한우리 독서논술연구소 선임연구원

◎ 다음 논제 써서 보내요

다음 글을 읽고 ‘소영이는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좋다’는 주장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논하세요. (600자 내외)

다이어트를 하지 말라고 하는데요 유소영
저는 초등학교 6학년인데요. 키가 155cm이고 몸무게는 48kg이에요. 신체검사에서는 정상 체중이라고 하는데 전 정말 마음에 안 들어요. 그래서 살을 빼려고 급식을 안 먹다가 선생님께 걸려서 혼난 적도 있어요. 선생님께서는 초등학교 때는 비만이 아니라면 다이어트를 할 필요가 없다고 하세요. 지금 충분히 영양을 섭취해야 신체가 성장한다고요. 다이어트는 대학생이 되면 하라고 하세요. 하지만 성장에 영향을 줄 만큼 무리하게 하지 말고, 살짝 다이어트를 해서 살을 빼면 예뻐지잖아요. 살을 빼서 옷을 입으면 더 멋지고요. 그래서 내가 만족했을 때 자신감도 생기고 공부도 더 잘되는 거 아닌가요? 초등학생이라고 다이어트를 하지 말라는 건 너무해요.

◎ 이 사이트로 보내세요

‘다음 논제 써서 보내요’에 대한 글을 다음 주 월요일까지 보내 주세요. 잘된 글 가운데 일부를 선정해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글 보내실 곳: www.easynonsul.com→초등논술→논술클리닉(www.easynonsul.com/Primary/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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