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등급제를 즉시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대학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개선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대교협 회장인 서울대 이장무(사진) 총장은 10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수능 등급제에 따른 어려움과 혼란이 있다”며 “대교협 사무국에서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청이 있어 이른 시일 내에 회의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교협은 최근 일부 대학 총장들이 ‘등급제로 인한 혼란이 커서 공통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해 옴에 따라 조만간 회장단 회의나 임시 이사회를 열어 등급제를 포함한 대학입시 제도 전반에 대한 공식 의견을 표명하기로 했다.
대교협은 이미 진행 중인 2008학년도 입시에 대한 개선안을 내놓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할 수 있어 이르면 2009학년도 입시부터 적용할 수 있는 등급제 개선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장은 “(대학들이) 등급제는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며, 교사와 학부모가 성적을 알고 진학지도를 해야 하는데 지금은 어려운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교협은 공교육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입시의 모든 부분을 자율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라며 “차기 정권에서 입시를 완전 자율화해도 본고사 일변도로 가는 대학은 없을 것이고, 서울대도 본고사를 실시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교협 부회장이자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장인 서강대 손병두 총장도 “대입 자율화 원칙을 외면하고 입시제도를 자꾸 고치다 보니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대혼란에 빠지는 등급제까지 오게 됐다”면서 “등급제는 대학 측으로서도 어려운 문제인 만큼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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