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다독보다 나이에 맞는 책 선택…맞춤독서가 정답

《초등학교 2학년생 딸을 둔 이선미(36) 씨는 겨울방학 때 아이가 책을 많이 읽도록 하고 싶지만 어떤 책을 골라줘야 할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이 씨는 “지금까지는 아이에게 책을 많이 권해 주기는 했지만 특별한 원칙은 없었다”며 “그러다 보니 아이가 점차 책에 흥미를 잃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고 털어놨다. 어떤 책이든 많이 읽기만 하면 좋다는 식의 ‘다독(多讀) 우선주의’ 독서지도는 한물갔다. 막무가내 식 다독은 오히려 아이가 책을 멀리하게 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독서교육개발원 남미영 원장은 “독서는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 좋다”며 “시기에 맞는 책을 적절하게 권해 주는 것은 아이의 지적 성장을 배가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초등 저학년

생활주변에 흥미 느끼기 시작… 상상 가미된 생활동화가 유익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는 시간에 대한 개념이 생기고 사건을 순서대로 계열화할 수 있게 되면서 생활 주변에 흥미를 보인다. 따라서 어린이들의 현실적인 생활을 바탕으로 상상이 가미된 생활동화가 유익하다. ‘날아다니는 양탄자’ ‘도깨비감투’ 등이다. 5, 6세 무렵 발달하기 시작하는 상상력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최고조에 달하고 3학년쯤이면 합리적 사고기에 들어가 상상의 세계에 흥미를 잃는다. 그러므로 이때 상상력을 키워 주는 독서가 중요하다.

초등학교 3, 4학년이라면 △신화와 전설 △위인전 △우정에 관련된 이야기 △모험동화나 소설 등이 좋다. 남 원장은 “환상적인 동화를 읽는 시기를 거쳐 온 아이들을 현실로 편입 시켜주는 징검다리 같은 책이 신화와 전설”이라며 “이 단계를 거치면 위인전을 많이 읽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3, 4학년의 중요한 관심은 친구”라며 “바른 우정관을 갖게 하려면 가슴 찡한 우정 이야기를 다룬 책도 좋다”고 말했다.

■초등 고학년

분석적 비판적 사고 발달… 역사소설, 과학- 사회서적 등 좋아

초등학교 고학년 때는 본격적으로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사고가 발달하면서 ‘이해력 독서’가 시작된다. 글을 좀 더 정교하게 읽으며 글에서 주제를 발견하고 자신의 의견을 덧붙일 수 있다. 한우리독서논술연구소 이언정 선임연구원은 “5, 6학년은 인간의 역사에 대해 흥미를 느끼는 시기이며 지적 호기심이 왕성할 때”라며 “이 무렵에는 역사 소설이나 과학 사회 정치에 관련된 책을 읽히는 것도 도움이 되고, 품격 있는 사랑이야기를 다른 서정 문학을 읽히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5, 6학년 때는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변화를 겪게 되고 불안정해진다. 따라서 이 시기에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인물을 다룬 성장소설을 읽으면 심리적인 불안을 해소해 주기도 한다. 또 초등 4, 5학년부터 한국지리 한국문화에 대한 내용을 배우고, 6학년 교과과정에서는 한국사를 다루므로 역사에 관한 책 읽기도 권장할 만하다.

■중학생

한 권을 읽더라도 독서후 반드시 자신의 생각 느낌 적도록

중학교에 진학하면 책 읽는 아이와 안 읽는 아이로 독서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난다. 특히 초등학교 때부터 갖춰 온 독서습관이 이 시기에 본격적으로 학습능력과 연결된다. 물론 갑자기 독서능력을 키울 수는 없다. 다만 이 시기의 아이들은 책을 직접 사서 읽은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책 구입비를 별도로 주면서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 또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반드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쓰도록 하는 ‘독서 후 활동’으로 연계돼야 앞으로 지속적인 독서활동이 이뤄질 수 있다.

■독서 요령

전문직업인들 특징 살려 “선생님처럼, 화가처럼 읽어라’ 유도

전문 직업인들의 특징을 살려 ‘○○처럼 읽으라’고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어 3, 4학년이라면 화가처럼 읽는 것이 좋다. 글자를 이미지로 환원하며 읽는 방법인데 이 방법은 책 내용이 오래 지속되는 장점이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선생님처럼 읽으라고 권한다. 선생님은 시험 문제를 내는 사람이다. 시험에는 중요하고 꼭 알아야 할 핵심 지식이 나오기 때문에 그것을 알아내는 방법이 선생님처럼 읽기이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왜?’ ‘그래서?’ ‘만약에 반대라면?’처럼 끊임없이 질문을 이어가며 탐정처럼 읽으라고 조언할 수도 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독서지도10계명

1. 내 아이의 독서이력을 파악한다.

2. 내 아이의 독서능력을 안다.

3. 책 읽는 부모가 된다.

4. 좋은 책이 좋은 가정을 만든다.

5. 온 가족이 좋은 책을 고를 수 있는 안목을 기른다.

6. 양적 독서보다 질적 독서를 추구한다.

7. 빨리 읽기보다 생각하며 읽기를 권한다.

8. 가족이 같은 책을 읽고 토론하기를 즐긴다.

9. 읽은 책에 대해 질문이나 퀴즈 놀이를 한다.

10. 가족이 도서관이나 서점을 자주 간다.

자료:한국독서교육개발원

겨울방학에 읽을 만한 추천도서
구분	제목	핵심 포인트	구분	제목	핵심 포인트
초 등 저 학 년	썩었다고? 아냐 아냐!	발효음식을 통해 과학에 관심, 편식 예방	중 등	국사 시간에 세계사 공부하기	역사의 올바른 이해
	어린이 박물관 백제	백제인의 생활과 정신문화		전쟁과 평화 두 얼굴의 역사	전쟁의 실체와 평화의 기술
	다섯 여섯 행복	행복의 의미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야기	이해와 배려
	나비를 따라갔어요	동심으로 본 자연 사랑		사막에 숲이 있다	열정과 끈기의 중요성 시사
	꿈꾸는 소년의 짧고도 긴 여행	주인공의 눈을 통한 세상 여행		황금 붓의 소녀	17세기 유럽의 사회, 예술 정보
초 등 고 학 년	레닌그라드의 기적	인간의 존엄성	고 등	세종, 실록 밖으로 행차하다	인재를 키우는 세종의 리더십
	야호! 난장판이다	전통 5일장을 통해 본 우리 문화		조선의 프로페셔널	조선 후기 문화의 다양성
	한국사를 뒤흔든 20가지전쟁1, 2	역사의 전환점인 전쟁 이해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공부의 즐거움, 앎에 대한 열망
	무지개 전사	자연의 존귀함		석유, 욕망의 샘	석유 자원과 그 문제
	민들레 씨앗에 낙하산이달렸다고?	살아남기 위한 식물의 다양한 생존법		천변풍경	민중 삶의 방식과 사회와의 관계
자료: 한우리독서논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