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 공연중 화재…1800 여 명 긴급대피

  • 입력 2007년 12월 12일 20시 05분


12일 오후 7시45분 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국립오페라단의 오페라 '라보엠' 상연 도중 무대 위에서 불이나 관객 180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불은 '라보엠' 1막이 시작 후 10여 분만에 무대 중앙에 있던 난로에서 번지기 시작했다. 화재 발생 당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던 남자 주인공 로돌포 역의 테너 신동호 씨는 "난로에 원고를 넣고 돌아서 노래를 하고 있었는데 2~3분 후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불이 무대 천장까지 치솟아 커튼까지 옮겨 붙자 스태프들이 소화기를 이용해 진화에 나섰고, 소방관들이 출동해 20여분 만인 오후 8시 8분경 진화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유독가스를 마신 관객과 출연진 등 60여명은 검사를 받기 위해 인근 병원으로 갔다.

관객 김아형 씨(28)는 "불이 점점 커지더니 커튼까지 번졌고 위에서 불꽃이 떨어졌다"며 "스태프가 소화기를 꺼내 달려오자 놀라 공연장 밖으로 뛰어나갔다"고 말했다.

일부 출연진은 "화재 발생 후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았고 비상구 안내도 받지 못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명에서 누전된 불꽃이 무대의 인화물질로 순식간에 번진 점을 보아 무대 장치에 방염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소방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켰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예술의전당과 국립오페라단이 공동 주최한 '라보엠'은 6일 개막해 14일까지 공연될 예정이었다. 예술의전당측은 "남은 13, 14일 공연은 취소됐으며 환불 등 보상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전승훈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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