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만 환경부차관 “지구 온난화로 2년새 섬 24개 잠겨”

  • 입력 2007년 12월 14일 03시 02분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해 최근 2년 사이 24개의 섬이 바다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마스넬랴르티 힐만(사진) 인도네시아 환경부 차관은 13일 유엔 기후변화협약 회의가 열리고 있는 발리 국제컨벤션센터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나 “기후 변화에 따른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힐만 차관은 “인도네시아에서는 전체 인구의 60%가 해안 지역에 살고 있어 기후 변화에 취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파도가 과거보다 거세져 어부들이 물고기를 잡을 수 있는 기간이 줄었고, 자바 섬 등지에서는 심각한 물 부족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금과 같은 추세로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 2030년경에는 1만7500여 개의 섬 중 2000개 정도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쯤 되면 수도인 자카르타도 부분적으로 물에 잠길 가능성이 있어 수도를 고지대로 옮겨야 한다는 경고가 기상학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는 교토의정서가 정한 온실가스 의무 감축 국가는 아니지만 자체적으로 계획을 세워 기후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힐만 차관은 “현재 전체 에너지사용량 가운데 5% 수준인 재생 에너지의 비율을 17%로 높이는 등의 방법으로 2025년까지 23%의 온실가스를 줄여 나갈 계획”이라며 “이 기간 중 3000만 ha의 산림도 복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 측 이규용 환경부 장관과 인도네시아 측 라츠맛 위툴라르 환경부 장관은 환경 정책, 환경 기술, 기후 변화, 생물 다양성 보전 등의 분야에서 양국이 상호 협력하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발리=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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