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대통령선거를 20일 앞둔 이날 당시 한나라당 이환의 광주시지부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광주시민들의 지혜로운 투표가 긴요하다”고 호소했다.
이 지부장은 “이회창 후보가 당선되면 광주 발전을 위해 힘써 달라고 해야 할 텐데 우리도 할말이 있어야 되지 않겠느냐”며 “그러려면 광주에서 (이 후보에 대한) ‘두 자릿수’ 지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그 발언은 메아리 없는 ‘허망한 호소’로 끝나고 말았다.
16대 대선 때 광주지역(총 유효표 75만1416표)에서 이회창 후보의 득표율은 3.6%(2만6869표)로 95.1%(71만5182표)를 얻은 노무현 후보에 비해 68만8313표가 뒤졌다.
이는 두 후보의 전국 총득표 차 57만980표보다 11만 표 이상 많았다.
15대 대선 때 김대중-이회창 후보의 전국 득표 차는 39만557표에 불과했고, 광주에서 두 후보의 표차는 그 두 배에 육박하는 74만865표나 됐다.
한마디로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광주의 선택’이 승패의 향방을 갈랐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었던 것.
15대 때 89.9%(전국 평균 80.7%), 16대 때 78.1%(〃 70.8%)로 전국 최고의 투표율을 기록했던 사실도 되새길 만하다.
올해 선거일은 12월 19일로 5년 전과 같다.
어느 선거 때보다 높은 부동층이 낮은 투표율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과거 선거운동조차 힘들었던 한나라당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10%를 넘는 등 다른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노사모’의 격정도, 후보 단일화 같은 ‘깜짝쇼’도 없는 마당에 선거일은 이제 꼭 일주일 앞으로 다가섰다.
광주시민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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