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 레빈씨, 주민-자원봉사자 노력에 감탄

  • 입력 2007년 12월 15일 03시 11분


“기름 안보인다고 방제 멈추면 안돼

1주일만에 이 정도 정리 대단한 일”

“사고 발생 1주일 만에 해변을 이 정도로 깨끗하게 만든 건 정말 대단한(incredible) 일입니다. 하지만 바위를 덮은 기름을 닦아내는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 남아 있습니다.”

14일 충남 태안군 모항, 만리포 해변을 찾은 에드 레빈(사진) 씨는 지역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의 치열한 방제 노력에 감탄을 표했다.

미국 해안경비대 해양대기청 소속 연구원인 레빈 씨는 20여 년간 기름 유출 방제 연구를 해 온 지구해양학자로 한국 해양경찰청의 초청을 받아 13일 입국했다.

1989년 미국 알래스카 해변을 오염시킨 엑손 발데스 유조선 침몰사고를 비롯해 20건 이상의 대형 기름 유출 사고 현장에서 일한 이 분야의 전문가다.

그는 “알래스카에는 아직도 외진 곳의 바위에 기름이 남아 있다”면서 “우선 최대한 많은 사람을 동원해 보이는 기름을 걷어낸 뒤 바위 등에 묻은 기름은 오랜 기간에 걸쳐 닦아 내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레빈 씨는 또 “기름이 안 보일 정도로 줄었다고 방제 작업을 멈춰서는 안 되며 진짜 중요하고 힘든 방제 작업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겪은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로 1995년 우루과이 연안 바위섬 주변에서 발생한 유조선 침몰사고를 꼽았다. 당시 사고로 섬이 기름으로 뒤덮여 이곳에 살던 물개 5000여 마리가 죽고 해양 생태계가 파괴돼 아직까지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것.

미 해안경비대 태평양 지부 소속의 기동타격대원 3명과 함께 한국을 찾은 레빈 씨는 사고 현장에서 조사 작업을 벌인 뒤 한국 방제당국에 개선점을 제안할 예정이다.

태안=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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