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17일 시민들이 시내 보도 전체를 집 안마당처럼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서울거리 르네상스 10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는 1단계로 내년부터 2010년까지 5026억 원을 들여 서울 시내 전체 보도(1635km) 중 27.7%인 453km를 대대적으로 정비하고 2017년까지 92.4%인 1510km를 단계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 편리성에 디자인 가미
서울시가 2010년까지 1단계로 정비하는 보도는 창경궁로 등 사대문 안 중심 도로 주변 보도(55km)와 종로구 대학로 등 디자인서울거리 보도(25km), 광진구 천호대로 등 각 자치구 주요 도로 보도(325km) 등이다.
서울시는 이번 보도 정비를 위해 평탄성, 경사, 틈새, 보도 턱, 시공방법 등 5가지 ‘보도 개선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평탄성 기준은 3m짜리 직선 자로 쟀을 때 보도의 높낮이 편차가 10mm를 넘지 않아야 한다. 또 노약자나 장애인 등을 위해 보도의 경사를 2∼4%로 제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보도블록 간 틈새는 2∼3mm를 유지하고 맨홀 뚜껑은 보도와의 높이 차가 3mm를 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또 유모차나 휠체어 등의 통행에 불편이 없도록 보도 턱을 낮추고 횡단보도와 맞닿아 있는 보도에는 볼라드(돌말뚝) 설치를 금지할 계획이다.
아울러 디자인 개념을 도입해 지역마다 다양한 크기와 색상의 보도블록을 사용하고 맨홀 뚜껑에도 그림이나 문양을 넣기로 했다.
○ 주먹구구식 공사 관행도 개선
서울시는 또 보도를 부실하게 공사하거나 주먹구구식으로 하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 ‘정밀공사 이행계약서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보도 공사 계약을 할 때 사업자에게 사전에 정밀 시공을 약속받는 것으로 ‘보도 개선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업체는 재시공을 명령받게 된다.
서울시는 이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사업자에게는 앞으로 서울시가 발주하는 모든 공사에 입찰 자격을 제한할 방침이다.
○ 건교부 지침 위배 논란
그러나 이번 서울시의 보도정비 계획은 5월 건설교통부가 보도블록 전면 교체 주기를 10년으로 제한하기로 한 보도설치 및 관리지침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건교부 관계자는 “지난해 기획예산처 내 예산낭비신고센터에 가장 많이 접수된 신고 사항이 멀쩡한 보도블록을 교체하는 것이어서 각 지자체에 지침을 내려 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멀쩡한 보도블록을 뜯어내는 것이 아니라 수명이 다한 보도블록을 가이드라인에 따라 교체하는 것”이라며 “자치구별로 주민, 공무원,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도로관리심의회의 의결을 거쳐 시행하면 건교부의 지침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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