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피플&피플즈/주말 대안학교 ‘소똥구리 학교’ 학생들

  • 입력 2007년 12월 18일 0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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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처럼 넉넉한 학교 ‘소똥구리’에 다니는 아이들은 어려운 이웃을 배려하고 사랑할 줄 압니다.”

인천의 유일한 도심 속 주말 대안학교인 인천사람연대(www.peoplein.org) 소속 ‘소똥구리’(남구 주안5동)에 다니는 학생들은 밝고 순수한 마음을 주변에 한껏 발산하고 있다. 쇠똥구리는 소나 말의 똥 속에서 번식하며 땅과 공생하는 멸종위기 곤충으로, 환경부로부터 보호종으로 지정돼 있다.

올해 1월 시작된 ‘소똥구리’ 1기 교육 프로그램에는 장애아, 기초생활수급 대상 어린이, 편부 편모 학생, 일반 초등학생 12명이 참가해 학교에서 좀처럼 배울 수 없는 특이한 학습을 했다.

6명의 자원봉사 교사가 창의력을 키워 주는 동화 창작 및 박물관 견학 등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과 주말농장 체험, 생태체험캠프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8일 주안5동 미추홀종합사회복지관에서 1년간 배운 실력을 뽐내는 공연인 ‘마친 보람잔치’를 열었다.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꾸미고 삽화도 집어넣어 영상으로 편집한 ‘멀티미디어 창작 동화’ 2편과 수화, 노래 공연이 2시간가량 이어졌다.

피라미드를 찾아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인 ‘수수께끼의 비밀’과 인형 이야기인 ‘인형들의 속마음’ 등 창작동화를 슬라이드로 보여 주면서, 무대에서는 아이들이 나서 역할극을 선보였다.

이들 학생은 또 지난달 17, 18일 홀로 사는 동네 노인들을 위한 김장 나누기 행사에도 참여했다.

인천사람연대가 운영하는 ‘지렁이 주말농장’(남동구 남촌동) 900여 m² 밭에서 키운 배추를 뽑아 어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김장을 담근 뒤 노인들에게 전달한 것.

인천 모 초등학교 1학년 특수학급에 다니는 A(7) 양은 1년 과정을 마치고 난 현재 마냥 수줍어하던 성격에서 친구에게 먼저 말을 걸고 장난치는 활달한 초등학생으로 변했다.

A 양과 같이 성과가 좋은 학생들은 내년 2기 프로그램에 계속 다닐 예정이다. 학교 측은 기존 12명 외 2기 수강생 20명가량을 17일부터 내년 1월 8일까지 선착순 모집한다.

정지선(35·여) 교장은 “일과 놀이, 공부가 하나가 되는 교육을 진행하고 학부모와 교사를 위한 단기 프로그램도 보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사람연대는 매주 토요일마다 수업을 진행하는 ‘소똥구리’ 학교 외 인연 맺기 학교 ‘꿈샘’, 주말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지역 현안이 생길 때마다 토론회를 열고 도배 봉사, 김장 나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단체는 2005년 3월부터 장애인과 함께하는 소래생태기행을 진행했고, ‘평화와 평등한 세상을 만들자’는 기치로 지난해 9월 정식 발족됐다. 032-876-8374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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