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전북도에 따르면 사고 11일째를 맞아 기름띠와 지름 1m 안팎의 ‘타르 덩어리’들이 충남과 경계 해역 주변에 있는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와 연도, 개야도를 넘어 고군산군도 근처까지 밀려 내려오고 있다.
도는 현재 속도대로라면 18일이면 타르 덩어리들이 고군산군도 연안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어민들은 16일경부터 선유도 인근에서 탁구공 또는 손바닥 크기의 타르 덩어리들이 목격됐다고 말한다.
16일 헬기에서 내려다본 결과, 연도 해안 및 연도와 개야도 사이, 연도와 말도 사이에서 기름띠와 크고 작은 기름 덩어리가 발견됐다.
고군산군도는 충남 사고 해역에서 130km가량 떨어져 있으며 군산 해안에서 남서쪽으로 50여 km가량 떨어져 있다.
고군산군도는 무녀도와 선유도, 신시도 등 63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구성돼 있으며 수심이 일정하고 영양 염류가 풍부해 어족 자원의 산란 및 서식장 역할을 하는 근해 연안어업의 중심지.
양식어장 규모만도 단일 어장으로는 도내 최대인 1800여 ha나 된다.
명사십리를 비롯한 천혜의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는 데다 새만금 지역과 인접해 전북도가 국제적 해양관광지를 조성하려고 하는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기름띠와 타르 덩어리의 유입을 막기 위해 해경 방제대책본부와 함께 항공기와 소화정, 낚시어선 등을 총동원해 방제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기름띠가 유입되면 자원봉사자 3만 명을 동원하고 피해가 커지면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요청할 방침이다.
그러나 연안에서 멀리 떨어진 ‘망망대해’에 오일펜스를 비롯한 저지선을 설치하기가 쉽지 않아 일부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관리도 이근식 어촌계장은 “기름띠가 코앞까지 내려오고 있다니 걱정이 태산이다”며 “남하를 막지 못한다면 김과 피조개, 새꼬막 등 각종 양식어업뿐만 아니라 관광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기름띠와 타르 덩어리들이 더 내려오면 현재 개야도에 몰려 있는 인력과 장비를 재조정해 고군산군도 외곽에 집중 배치할 계획”이라며 “다만 기름띠가 계속 약화하고 있고 남하 속도도 느려지고 있는 만큼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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