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사회복지사인 언니를 따라 자원봉사를 했다. 연세가 칠순이 넘은 장애인 할아버지 댁에 갔는데 추운 날씨인데도 방문이 열려 있어서 놀랐다. 언니가 “할아버지, 추운데 왜 문을 열고 주무세요?”라며 감기 걱정을 하자, 할아버지는 “추운 건 알지만 내가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아무도 모를까봐…”라고 힘겹게 입을 열었다. 노인들이 사망한 지 며칠 또는 몇 달 만에 발견됐다는 뉴스가 실감났다. 할아버지는 3년 전부터 허리가 아파 거동이 불편하다. 신경통, 관절염, 백내장을 앓고 있는데 매끼 식사 뒤 한 움큼의 약을 먹는다. 할아버지는 출가한 두 딸이 있지만 명절 때 안부전화 오는 것 말고는 돌볼 사람이 없었다. 우리 사회의 고령화와 복지 문제를 실감한 하루였다. 자식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하는 가난한 노부모를 국가가 제대로 돌볼 확실한 대책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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