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방제당국은 이 지역 섬의 20% 정도가 기름유출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날 섬 지역의 기름제거 작업에 방제 인력을 집중했다.
한편 태안 지역에서 연말연시를 맞으려던 관광객들이 잇따라 예약을 취소하고 있어 충남도는 지역주민을 돕기 위해 서해안 지역을 더 많이 방문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30만 명 넘어서
해양경찰청 방제대책본부에 따르면 토요일인 22일 3만7881명, 일요일인 23일 2만8838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기름제거 작업에 참여해 자원봉사자 연인원은 33만4000명으로 늘어났다. 또 태안, 보령, 서산 지역에는 앞으로도 많은 수의 자원봉사자들이 찾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1997년 1월 2일 일본 후쿠이(福井) 현 미쿠니(三國) 정 앞바다 중유 유출 사고 때 참가했던 자원봉사자의 연인원(약 30만 명)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경찰과 군인, 현지주민 등을 포함하면 23일까지 태안지역 등에 투입된 방제인력의 연인원은 6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충남도는 오염지역을 완전히 방제하기 위해 앞으로 100만 명 정도의 자원봉사자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충남도는 자원봉사자의 예약을 받아 현장에 배치하기 위한 전담부서를 운영하기로 했다.
또 인터넷포털사이트인 야후! 코리아는 태안 앞바다 원유유출 사고의 복구를 위해 네티즌들의 성금을 모금하는 기부사이트(news.yahoo.co.kr/nanuri)를 여는 한편 국제적 봉사단체인 월드비전과 함께 네티즌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희망모금(hyphen.daum.net/request)사이트를 개설해 태안지역을 돕는 기금모금에 나섰다.
●섬 지역 방제에 인력 집중
이날 방제대책본부는 이번 사고로 태안과 보령시, 전북 군산 앞바다에 이르기까지 302개 유, 무인도 중 19.5%인 59개 섬에서 오염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중 태안군 가의도와 정족도, 보령시의 원산도 삽시도 장고도 고대도 외연도 불모도, 군산시 연도 말도 등 10개 섬에서는 기름띠가 해안선에 달라붙는 피해가 발생했다. 또 49개 섬 주변에서는 비교적 피해가 경미한 타르 덩어리가 발견됐다.
방제대책본부 관계자는 "사고 해역의 섬 가운데 90%가 무인도여서 주민을 통한 자체 수거가 어렵고 접안시설 등도 부족해 방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방제대책본부는 이날부터 섬 지역에 방제인력을 집중 배치했다. 4개 방제업체를 섬 지역에 배치하고 수거한 폐기물은 헬기를 이용해 반출하고 있다.
또 섬 지역에서 방제작업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태안군 신진항에서 가의도, 무인도인 목개도, 정족도로 갈 수 있는 유람선을 무료로 운항하고 있다.
방제본부는 사고 발생 이후 이날까지 폐유 3965kL, 흡착 폐기물 1만8879kL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태안군 해넘이, 해맞이 행사 취소 잇따라
최근 태안지역 주민들이 우려했던 관광 피해가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태안군은 지난해까지 만리포 연포 꽃지 등 군내 31개의 해수욕장에서 열었던 해넘이 및 해맞이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방제작업이 한창인 데다 축제를 한다 해도 이 곳을 찾는 관광객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충남 서천군도 31일과 내년 1월 1일 이틀에 걸쳐 열 계획이던 '마량포 해돋이 축제'를 취소했다. 매년 12만 명 안팎의 해넘이, 해맞이 관광객이 찾았던 충남 당진군 석문면 왜목마을은 최근 케이블 TV 등을 통해 "기름유출 사고로 인한 피해가 없으니 안심하고 놀러 오라"는 홍보를 하고 있지만 관광객들의 예약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 지역의 일부 해변 펜션 등 숙박시설들은 50%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태안군을 비롯한 서해안에 찾아와 주는 것은 자원봉사 못지않게 이 지역 주민과 경제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이라는 점을 국민들이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민 피해대책 본부인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유출 피해대책위원회'는 전문 용역기관인 대화감정평가법인에 어업피해 실사를 의뢰했다. 또 양식장, 어장, 맨손어업(갯벌) 등 어업 분야에 대한 피해신고를 받기 시작했다.
태안=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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